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썸네일형 리스트형 너의 마지막 노래 이미 호박잎은 윤기를 잃었고 풀잎을 유혹하던 이슬도 청아함이 덜 한데 온갖 만물이 가을을 준비하는 지금 아직도 짝 찾지 못한 너는 애 궂은 가슴만 후비고 있구나 가을은 결실이라 하더라마는 너의 낭랑하던 初夏의 유혹은 이제 머잖아 잊혀진 노래가 되겠구나 가는 세월을 뉘라서 잡겠느냐 부르던 사랑노래나 마저 하고 가렴 너의 사랑은 칠년을 伏地不動 할 테지 더보기 술잔 한잔 한잔 또 한잔 혀를 마비시켜 味를 멀게 하고 食道를 자극하여 鮮血을 솟게 하고 胃臟을 逆流시켜 몸서리를 일으키는 한잔 한잔 또 한잔 너의 칼날 같은 秋霜같은 질타를 알면서도 석 三杯 어설픈 풍류위로 육신이 사그라든다 더보기 풀벌레 사랑 시끄럽다 정말 시끄럽구나 목숨 걸고 부벼대는 너의 사랑노래가 내겐 소음 일 뿐이다 조용해라 조용히 찾아라 외고 팬다고 악 쓴다고 사랑이 오는 게 아니더라 너, 이거 아니? 네겐 一刻이 아쉽겠지만 나에겐 一刻이 如三秋 인 것을 너, 알기나 하니? 如三秋란 말이다 더보기 널 보내며 어느새 넌 지쳤구나 그리, 날 따르더니 그새 넌 싫증이 났구나 하 많은 눈물만 뿌려놓고 나의 잠시 딴청에 섭섭했었구나 아롱대는 아지랑이 철 이른 코스모스 사이로 널 만났을 때 나는 숨이 멎는 듯 했는데 이런 나의 마음도 모르고 넌... 우리는 분명히 다시 만날 거야 우리의 운명은 그렇게 정해져 있어 보내주마 널 처음만난 그날 다시 만나자꾸나 夏... 잘 가거라 더보기 맴도는 사랑 신기하기도 하지 분명, 일정한 간격으로 펄럭이는데 어찌 저렇게 제멋대로 일까 도무지 궤적(軌跡)이 없다 혼자 그러기도 쉽잖을 텐데 둘이서 용트림을 하며 허공으로 솟지만 결코 부딪치거나 멀어짐이 없다 미물(微物)의 사랑본능에도 神의 오묘함이 있나보다 꿀 한 방울로 너희를 만들어내는 자연의 섭리(攝理) 앞에 감탄의 미소로 널 본다 더보기 미소의 독백 덧없는 구름이 듬성한 밤하늘 벌거벗은 마음으로 그 앞에 섭니다 주절주절 독백을 안개처럼 토합니다 도대체 뭐가 그리도 힘들어서 무슨 죽을 일 생겼다고 잠시도 멈추지 않고 침 튀겨가며 주절댑니다 그러다 웃습니다 마치, 고운 꿈에서 깨어난 아이처럼 배시시 미소도 흉내 냅니다 두 몸으로 한군데를 바라보는 연인의 그것 처럼요 이내, 미소는 독백이 되지만 독백은 독백으로 머물고 맙니다 더보기 夏 夢 꿈을 꿉니다 눈을 뜨고 말입니다 할 수 있는 생각 가능한 온갖 상상을 다 동원해서 그렇게 꿉니다 같이 걷습니다 꽃들이 만발한 길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도심 속 번화가를 마주 봅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창 넓은 찻집에서 수평선 너머로 햇님이 솟아나는 백사장에서 꿈에서 깹니다 한숨이 내 꿈을 깨웁니다 꿈은 계단인가 봅니다 한 칸 한 칸 오를수록 현실은 점점 멀어집니다 이쯤에서... 더보기 서글픈 다짐 아무리 어두운 밤 일지언정 봐야 하고 아무리 광란의 폭풍 일지라도 헤쳐 나가야 하고 아무리 환장 할지언정 웃어야 하고 아무리 업수이 여길지라도 참아야 하고 다들 옆으로 걸어도 똑바로 세상이 장난을 쳐도 경건하게 오늘도 나는 강하지 못한 내게 채찍을 들어보지만... 더보기 햇살가족 여기 까치소리 저기서 화답하는 까치소리 쏟아지는 햇살에 환하게 웃는 이슬 풀잎은 간지러움에 끝내 허리 숙여 자지러진다 항상 이시간이면 맞이하는 내음이기에 내 곁을 비껴 달려가는 이 땀내음이 향기롭다 미소로 인사하는 마주 오는 저 꼬맹이는 흐드러지는 망초보다 훨씬 앙증맞고 아름답다 또 물어 본다 아저씨 그거 뭐에요? 응, 커피란다 더보기 거미줄 퍼덕인다 뭔가 걸려들었나 보다 그럴 테지 오랜 유전적 본능이 미천한 거미를 유지 해 왔는데 當然之事 걸리겠지 서서히 다가간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그냥 둬도 죽을 거다 그걸 알기에 죽임을 치루지 않는다 그저 몇 쌍의 눈이 죽음을 즐기고 있다 발가락 까딱거리며 시간을 재는 것 같다 이슬이 수정처럼 빛나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다 전쟁터다 살육(殺戮)의 현장이다 더보기 이전 1 ··· 58 59 60 61 62 63 64 ···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