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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이 아침에 누군가가 웃으며 좋은 날 입니다라고 인사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좋은 일 있을 겁니다라고 격려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화사한 넥타이에 향기 좋은 스킨에 향수도 뿌릴 겁니다 지난 일년 앞으로 십년 나름대로 준비했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결정의 날 입니다 누군가가 웃으며 잘 될 거라고... 더보기
꿈은 있다 지갑을 열고 나를 인쇄해 놓은 자그마한 종이를 꺼낸다 건네며 악수를 나눈다 아, 너였느냐는 눈빛이 온다 그래, 나다 내가 바로 나다 그 종이에 적혀있는 이름 석자 그게 나다 그렇게 산다 그렇지만 그건 너에게 만의 나다 본래의 내가 아니다 넌 그 종이의 나만 알면 된다 더는 알지마라 본래의 나는 네 본래의 너와 비슷할 것이다 네게도 꿈은 있을 테니까 더보기
가다보면 한걸음 또 한걸음 그렇게 세상길을 가다보면 두고 떠나온 내 삶들에서 영근 자그마한 후회 하나 그림자처럼 따라 옵니다 잠시 느리게 걸으며 그 일을 돌이켜 보면 그건 내 잘못이었다고 스스로 책망을 합니다 그런 게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뒤를 돌아보지만 되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사는 게 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하는 실수라고 은근히 위안하며 잊으려 해보지만 이 가을 새벽안개처럼 자꾸만 가슴속에 피어오릅니다 인생길 가다보면 또 따라 올 후회... 더보기
~척 우리는 척 하며 산다 좋은 척 괜찮은 척 척은 내가 나를 숨기는 유일한 수단이다 다 드러내면 내가 도리어 아파지기에 척의 이면에 숨는다 척은 헛웃음으로 척 한다 나는 그렇다 더보기
노을지는 강 붉게 출렁이는 강 햇빛이 부드러운 도형으로 강물위에 모자이크 된다 강기슭 풀밭에도 햇빛은 어김없이 찾아와 짧은 틈 사이 마감의 숨바꼭질을 한다 유모차 햇빛가리개 옹아리하는 아가 얼굴 모두 홍조를 띤다 마치 퇴근 도장을 찍듯 붉게 물들이며 하루를 마친다 닮아가는 강변 나무들을 뒤로하고 더보기
그대 가녀린 그대여 가녀린 그대여 이슬 한 방울에 힘겨운 고개 숙임하는 그대여 흐르는 안개에 휘청이고 마는 그대여 夜三更 시린 바람에 검게 녹아내리는 그대여 더보기
바람이 스치고 간 바다 모든 게 끝났다 비참하게 끝이 났다 그곳은 바다가 아니다 삶의 터전은 더더욱 아니다 그들의 꿈은 바람따라 어디론가 가버리고 주인 잃은 부서진 꿈들만 악취 속에 떠돌고 있다 가슴이 떨리고 하늘을 향해 욕이라도 하고 싶다 한낱 힘없는 인간 그밖에 뭘 하겠는가 부서진 방파제에 걸터앉은 바다 잃은 늙은 어부 그 곁의 빈 소주병 눈물도 말라버린 그 가슴에 피눈물이 바다를 이루겠지... *** 그분들의 빠른 복구를 기원하며... *** 더보기
두 주머니 앞에 찬 주머니 뒤에 찬 주머니 어느 것이 나이고 어느 것이 남이든가 잘못엔 내가 없고 잘난 것은 나뿐인 세상 나뿐인 사람 온 하늘이 뚫린 건 전혀 나 몰라라 하면서 제 마음은 온통 구멍투성이 여도 아무런 부끄럼 없으면서 아주 먼 곳의 바늘구멍엔 길길이 악쓰는 세상 악쓰는 사람 오늘... 내 마음엔 노래가 없다 더보기
秋風落葉 그래 비와 바람 흐림과 저온 그 얄궂은 여름동안 얼마나 지쳤을까 하루도 온전함이 없었지 그래도 여름이라고 오는 가을은 보자는 끈기로 지금을 맞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구나 너도 지쳤겠지 현해탄을 건너는 또 하나의 바람 덩어리 그 행패의 여분에 미처 때깔고운 옷으로 준비도 못한 채 다음이라는 시간에게 등 돌리는 너 다음 이맘때쯤 너의 화려한 변신을 기다리마... 더보기
커피숍 -그들의 맞선- 이슬 맺힌 물 한잔 뜻 모를 서양노래 틀에 박힌 제복과 미소의 종업원들 연신 창밖으로 향하는 눈동자엔 무시로 오가는 행인들의 모습만 비치고 기다림의 갈증 물 한 모금으로 달래니 아, 이건 아는 노래다 콧노래는 때 이른 낙엽에 매달리고 초조는 흐르는 시간에 매달린다 눈앞이 환하다 맥박이 빨라지고 손아귀에 땀이 고인다 놀란 시선이 건너편에 꽂힌다 머릿속이 휑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