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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대흥사 (大興寺)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三山面) 구림리(九林里) 두륜산(頭輪山:大芚山) 도립공원에 있는 절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완도라는 아담한 다리건너 섬에 살지만 물에 풍덩 하기엔 좀 쑥스러워 휴일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기껏 산을 찾곤한다 그렇다고 중무장(?) 하고 등산을 하는 건 아니고 샌들에 헐렁한 면티하나 걸치고 어슬렁거리며 경치 구경이 고작이다 지난 휴일에 사무실에서 가까운 대흥사를 찾았다 산 입구에서 주차비 명목으로 2천원을 달라고 한다 진입하다 보면 사찰 입구에서 이번엔 입장료를 이천오백원 달랜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질 않는다더니...) 입구에서 사찰 초입까지 전 구간이 나무 그늘로 정말 멋있고 시원하다 주차장에서 나오다보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저처럼 호박돌로 탑도 쌓아놓고 보.. 더보기
골 진 외출 시골 아낙네 드물게 나서는 외출 장롱 속 가장 고운 옷 검정 구두에 하얀 양말 오래 전 며느리가 사준 양산 딸이 사준 핸드백 밭에서 그을리고 논에서 타버린 검은 얼굴 지난장날 영감 몰래 쌈짓돈으로 산 화운데이션 덕지덕지 어설프게 발랐으나 에헤라 속수무책 흐르는 땀에 이내 얼굴은 지난 장마 물 흘러간 밭두렁 되었구나 더보기
묘기 대행진 내가처음 운전을 할 시절엔 [차 車]라는 건 가장 소중한 재산목록 이었다 일반주택에선 차고를 만드는 건 당연하고 틈만 나면 닦고 어루만지며 애지중지 했었다 아마 희소성의 가치 때문이었을 것 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게 넘쳐났다 발에 차이는 게 자동차고 골목마다 애물단지가 자가용이다 불 꺼야할 소방차 목숨을 구해야 할 구급차 촌각을 다투는 상황들이 우리가 편리함을 위해 늘여놓은 차들로 인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질 못하는 실정까지 왔다 서있을 때 애물단지인 자동차 그럼, 달릴 때는 어떤가 한마디로 흉기다 도저히 틈이 없음에도 막무가내 끼어들기로 뒷차의 간담을 싸늘하게 만들고 정비 불량으로 브레이크 등이 안 들어와서 뒷차를 혼비백산하게 만들고 교통순경 (일명 x파리) 없으면 신호 무시하고 마구 내달리고 에헤야.. 더보기
제 자리 남에게 피해를 안주고 특별하게 잘못됨이 없어도 어딘지 모르게 어색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경우를 우리는 [갓 쓰고 자전거 타기] 등등의 표현으로 비유하곤 한다 나무 가지가 제자리인 매미 매미가 돌에 앉았다 사찰 한 모퉁이 누군가 소원을 빌었을 그 자리에 제 힘으론 도저히 쌓을 수 없어서 일까 무슨 간절함이 있길래... 더보기
추억이 내리는 날 와이리 덥노 비나 한줄기 왔으마 좋겠다 내 할머니 구수한 사투리 그 음성은 잊었지만 여운은 남아 내 마음을 맴도는데 오늘 그 한줄기가 옵니다 지금 오고 있습니다 내 어릴 적 추억이 마구 쏟아집니다 더보기
불쌍한 내 청춘 공부 못하는 놈 책가방 무겁다고 했지요 소문난 잔치엔 먹을 게 없다고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딱 그 모양입니다 저 말들이 우스개 소리기도 하지만 말이 포함하고 있는 의미는 내 얼굴이 붉어지기에 충분 합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내 나름대로 이유도 있고 그럴듯한 명분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저 이야기가 정답인 거 같습니다 요즘 필요성을 느끼고 골프를 배우러 다닙니다 그렇다고 생 초보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전에 제법 쳤었는데 시대적 배경을 빙자하여 어물쩡 손을 놨더랬지요 지금 근무지에 와보니 주위 사람들이 다들 골프 친다고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업무상 항상 연관이 되는 사람들이 다들 하는데 나 혼자 안할려고 하니 좀 그렇고 해서 다시 시작을 하긴 했는데 몇 년을 나 몰라라 했으니 이.. 더보기
곰팡이 생각 이걸 마른 장마라고 하나보다 온다고 소문만 무성할 뿐 오히려 햇살이 더 잦다 감질 나는 비에 온 몸이 찌푸둥 하다 자연에서 시작된 생명의 후손이기에 나또한 광합성은 아닐지라도 햇살이 너무 그립다 먼 훗날 태양이 사라진다고 텔레비전 모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적이 있다 물론, 학자들의 추측이고 그럴 거라는 짐작이라는 해설자의 전재가 있었다 태양이 없다? 그럼 별도 없고 달도 사라진다는 이야긴데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별은 햇빛을 반사해서 반짝~) 그동안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해를 대신할 뭔가를 만들기야 하겠지만 별이 반짝일 만큼의 여유는 없을 거 같은데 그럼... 훗날의 내 손자는 뭘로 글을 쓰지...? 더보기
으째야쓰까나... 이 작은 땅 어느 나라 한 귀퉁이도 안 되는 자그마한 나라 그런데 집 떠나온 이곳에서 말이 낯설다 문득,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덜컥 겁부터 난다 순간적으로 또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내 대답을 저 사람이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나의 부질없는 두려움은 어릴 적부터 지겹게 듣고 받아온 [교육]의 효과도 크다 같은 시기에 같이 학교 다닌 내 친구들 거주지 반대편으로 몇 년 가있게 됐다는 내 말에 진심으로 걱정의 말들을 했었다 마치, 도살장이라도 가는 양...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긴 낙원인데... 여기 온지도 여덟 달이 되었다 숙소 앞 골목에 야간주차를 해두지만 버젓이 대구 번호판을 달고 있는 내 차에 어느 누구 한사람 낙서하는 이도 없었고 악센트 강한 경상도 사투리에도 마냥 웃으며 대해주는 고마운 인.. 더보기
세상 보기 아무 생각 없이 본능에 의해 사는 건 아닐까 잠에서 깨면 아침이구나 배고프니 먹어야 겠구나 먹었으니 양치질하고 일터로 나서야지 돈 벌었으니 쌀사서 집에 가야지 누가 있는지 나는 존재하기는 하는지 봤다 느꼈다 그러나 잠깐 일 뿐 본 만큼 망각도 많으니... 더보기
민들레 우려한 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한숨을 남기고 자연의 몇 안되는 횡포 하나가 지나 갔습니다 내가 횡포라고 함은 태풍은 인재가 아니고 천재기에 그 탓을 자연에게 돌리는 얄팍한 명분입니다 작년에 왔었던 매미 80년대 중반 셀마 60년대 사라 등등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자연재해 그런 재해가 있을 때마다 공통적으로 매스컴에 보도되는 게 있습니다 [~ 때문에] [~ 탓] 말입니다 오늘 아침 아니나 다를까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그런 보도를 해댑니다 언론의 가장 큰 의무가 [알림] 이란 건 지극히 당연하겠지요 한데, 문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왜 재해가 안 일어나나 고사라도 지낸 집단마냥 이게 왠 떡이냐는 듯 정부를 성토하고[네 탓이오]를 해대는 걸 보면 기분이 참 씁쓸 합니다 강자에겐 한없이 순한 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