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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정태춘... 어제 이곳 해남군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역문화를 토대로 한 포엠콘서트 “감꽃”]이 있었습니다 저녁 7시부터 시작인데 나는 시작할 무렵에사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갔었지요 내가 만사 젖혀놓고 그곳으로 달려간 이유는 오직 하나 가수 정태춘을 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도시에 살던 시절에도 서울이 아니면 보기 힘든 게 그 인지라 이 시골까지 온다는데 당연히 달려가야 지요 7시 30분경에 도착하니 이런 시골에 이렇게 시설이 좋은 공연장이 있구나 싶을 만큼 해남 문화회관이 크고 좋았습니다 입장료는 삼천 원 의외로 손님이 많았습니다 급히 서두르느라 카메라를 차안에 두고 왔기에 눈으로 구경만 했지요 해남출신 김준태 시인이 나와서 사회자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를 .. 더보기
운명 별이 고운 밤에도 햇살이 부서져 내리는 낮에도 나는 여기 있습니다 너무 멀리 있지요? 너무 멀어서 안 보이지요? 보임이 막혔기에 마음도 바다를 건너지 못하지요? 그냥 여기 있으렵니다 여기가 좋습니다 날마다 바다에 외로움을 씻어내며 여기 살다가 여기 묻히고 싶습니다 그런가 보다 하십시오 - 낮에 걸려온 친구 전화를 받고 - 더보기
완도인 오늘 여기의 하늘은 흐리다 그렇다고 마음까지 꾸물거리는 건 아니고 작은 아쉬움이 들 뿐이다 사람은 날씨에서 감정의 변화를 많이 겪는 듯 하다 자연에서 태어난 존재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바다를 보며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지난번 맡아보던 현장과 지금 맡고 있는 현장은 출퇴근 코스가 정반대이다 앞 현장을 산길을 지나 출퇴근을 했었고 지금 현장은 바닷가로 출퇴근을 하니 말이다 원래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의 출퇴근길은 오갈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한쪽은 바다를 접하고 또 한쪽은 야트막한 산을 접하고 있으니 산속으로만 다니던 지난번이랑 판이하게 다르다 거기에 맑은 하늘까지 더해지니 삼십분 정도의 거리가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사무실이고 집이다 완도라는 곳이 문화시설도 부족하고 도시의 그 흔.. 더보기
문패 사람은 없어졌다 어느 집 어느 대문에도 문패가 사라졌다 내가 아무개라고 세상에 알리던 시대는 그래도 살기 좋은 날들이었다 자의로 타의로 문패는 유물이 되었고 뭐든 감추고 숨기는 그래야 하는 서글픈 지금이다 집은 집이 아니다 통장에 적혀있는 숫자나 마찬가지다 더보기
아이야... 산다는 것이 뭘까요 늘 생각을 해보지만 답이 쉽질 않네요 아침에 눈뜨고 저녁에 피곤한 육신 눕히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반복을 하였지만 아침마다 새로운 것이 산다는 것일까요 혼자 있으면 결코 알 수가 없습니다 비록, 들꽃 한 송이 일망정 곁에 뭔가가 있을 때 비로소 나는 내 존재를 느낍니다 역시 인간은 혼자일 수 없나봅니다 아니... 혼자 있으면 안 되나 봅니다 이정도 쯤이야 하고 큰소리 쳐보지만 그건 스스로에 대한 위안일 뿐... 바닷가 개펄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주위에 또래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저 아이만 혼자 였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상하다 싶어서 물었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아이는 친구들이 따돌림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 아이의 이유를 듣고 나는 가슴이 .. 더보기
나는 행복 합니다 나는 행복 합니다 그럴 이유가 너무나 많습니다 첫째 이유는 내가 존재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되는 나의가족 이지요 늘 나를 믿어주시고 건강하게 지내시는 부모님 군에 다녀와서 졸업반에 재학 중인 아들 캐나다에 유학 가서 씩씩하게 지내고 있는 딸 내가 분신이고 나의 분신인 나의 가족... 둘째 이유는 내가 존재해야 하는 나의 일입니다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힘들고 지치는 자리지만 나는 나의 일을 사랑 합니다 셋째 이유는 내가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사적으로건 공적으로건 혹은 친구건 간에 그들이 있음으로 해서 나는 나의 존재를 스스로 인식하곤 하니까요 넷째 이유는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자연입니다 여명으로 밝아오는 햇살 아름답게 물.. 더보기
횟집 아줌마 저 많은 고기 어찌 다 살려낼까 저놈을 팔아야 딸아이 학비 보내고 이놈을 해치워야 아들 옷 사줄 텐데 오라는 손님은 아니 오고 기다림에 지친 성질 급한 고기 허연 배 천정을 향하는데 횟집 아줌마 고단함이 그 곁에 눕는다 더보기
동부 길에서 관광객 떠나간 완도 바닷가 동부 길에 가을비 반김 없이 내린다 길가 한 켠에 외롭게 핀 코스모스 기다리는 벌 나비 아직 찾지도 않았는데 길지 않은 생명 내리는 비에 무시로 젖고 만다 * 동부 길 - 완도를 일주하는 도로 중에서 동쪽 도로를 뜻하는 지역 명칭 더보기
가을 앞에서 여름이 가나보다 열대야로 팽개쳐둔 홑이불 간밤 잠결에 슬며시 끌어안았다 춥다는 생각 이게 얼마만의 느낌이든가 꿈꾸듯 가졌지만 분명 내 생각 이었다 어제 정도리 가는 길 그곳에는 이미 코스모스가 시들고 있었다 마지막 꽃망울 몇 개로 가을,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보기
이기주의 우리는 간혹 누군가를 이기적[利己的]이라고 말하곤 한다 상대방의 언행에서 느끼는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말인데 언제부턴가 이 이기적이라는 말에 대해 혼자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게 녹록 칠 않다는 거다 우선 흔히 한사람을 가리켜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 이기적 이라는 게 결코 개인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개인적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 지역 이기주의, 국가적 이기주의 나아가 이 별 즉, 지구 자체가 우주차원에서 보면 이기주의일 수도 있겠다는 거다 개인, 집단, 지역 이기주의는 평소에 흔하게 접하게 된다 소수 인원의 임금협상에 시민의 발이 묶이기 다반사고 (지하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서로 유치하고자 용을 쓰지만 쓰레기매립장 같은 혐오(?) 시설은 결사반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