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곳 해남군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역문화를 토대로 한 포엠콘서트 “감꽃”]이 있었습니다
저녁 7시부터 시작인데 나는 시작할 무렵에사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갔었지요
내가 만사 젖혀놓고
그곳으로 달려간 이유는 오직 하나
가수 정태춘을 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도시에 살던 시절에도 서울이 아니면 보기 힘든 게 그 인지라
이 시골까지 온다는데 당연히 달려가야 지요
7시 30분경에 도착하니
이런 시골에 이렇게 시설이 좋은 공연장이 있구나 싶을 만큼
해남 문화회관이 크고 좋았습니다
입장료는 삼천 원
의외로 손님이 많았습니다
급히 서두르느라 카메라를 차안에 두고 왔기에
눈으로 구경만 했지요
해남출신 김준태 시인이 나와서
사회자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를 노래하는 달팽이들] 이라는 그룹이
시에 곡을 붙인 잔잔한 노래를 곁들이고
시 낭송도 있고 참 고운 시간 이었지요
드디어 꺼벙한 모습의 정태춘 차례
기타하나 달랑 어깨에 걸치고 특유의 걸음걸이로 무대로 나오는 그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가수 (첫번째는 고 김광석)
어눌한 말솜씨로
사회자랑 이야기를 몇마디 나누고
드디어 그의 노래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촛불]을
[히트 곡부터 먼저 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의 목소리는 아직 살아 있었고
음향장치가 좀 부실하긴 했어도 그의 노래는
관중 모두의 가슴을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몇 곡의 노래와 관중을 위한 우스개 소리 몇 마디
그리고 끝 곡으로 [떠나가는 배]...
특별한 기교도 없고
화려한 율동 한 조각 없는 가수 정태춘
물려받은 목소리 하나로 많은 사람들 가슴을 어루만지는 가수 정태춘
아주 오래전 그의 공연을 보고 우리나라에 저런 가수도 있구나
인기나 레코드 판매에 연연하지 않고
분명한 자기 색깔의 노래를 하는 사람
그런 가수가 있기에
우리의 노래는 명맥을 유지하는 게 아닐까하는
귀가 길의 내 생각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