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음악처럼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고전악기의 흐느낌이 가슴을 때려대는 신디사이저의 광란함이 희노애락 사박자에 이리 그리고 저리 마치 달에 이끌리는 바다처럼 나에게서 너에게로 너에게서 세상 밖으로 저무는 오늘하루도 천번 만번 흔들리고 나부끼는 그런 날 이었네라... 더보기
서러운 마음 자그마한 내 방이 크다고 느껴질 때 놀이터 꼬맹이들이 물끄러미 쳐다볼 때 쇼핑카트를 다정히 밀고가는 연인들을 볼 때 새벽녘 텅빈 고속도로를 혼자 달릴 때 커피숍 크다란 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 냉장고에 날짜 지난 우유팩이 졸고 있을 때 북서풍 불어 오는 겨울 바닷가에 우두커니 서 있을 때 텅 빈 사무실에서 음악만 함께할 때 아직도 지우지 못한 추억 하나 아른거릴 때 돌아눕는 침대의 삐걱 거림이 크게 들려 올 때... 더보기
나의 님 님은 제게 모습보다 느낌으로 먼저 오십니다 어느새 내 입가에 미소입니다 내 눈은 벌써 님이 오시는 곳을 두리번 거립니다 날마다 맞이 하는 그대이지만 그댈 맞이 하는 저의 감흥은 언제나 새롭고 더욱 더 벅찹니다 때론 안개가 어느날은 구름이 제게서 님을 빼앗으려 합니다 얼마 전까지 그런 날은 님이 안 오시나 했습니다 왠지 우울했습니다 원망도 했었지요 안개가 어떠 하고 구름이 어떤 심술을 부려도 당신은 파란색 정장차림으로 언제나 그 곳에 계시다는걸 겨우 얼마 전에 깨달았습니다 이젠 그대를 믿습니다 무엇이 어떠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더보기
너를 보내며 (2) 오히려 편안 하구나 한숨과 후회이련 했는데 서러움과 회한이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진작 버리고 털어낼 껄 싶구나 내가 이러니 돌아서 가는 너 또한 그렇겠구나 둘 다 적당하고 안성마춤이구나 이참에 이별주도 한잔 하자꾸나 술에 노래만한 안주가 있더냐 둘이서 어깨동무하고 목청껏 한번 부르고 헤어지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더보기
너를 보내며 그래 멀리도 왔구나 돌아보기가 민망 하구나 여기까지 왜 따라온 거니 돌아갈 길조차 세월에 묻혀 지워졌는데 뭣 하려고 여기까지... 그래 오랜 시간 이었구나 때론 울면서 더 많은 침묵으로 부득부득 우기며 예까지 왔구나 진작 보냈어야 했는데 너보다 더 빨리 달려서라도 내가먼저 와 버렸어야 했는데 그랬구나 그래 웃거라 노을에 버티고선 저 산처럼 묵묵히 그래 가려무나 더보기
밤바다 그 시간 그곳은 소리만의 세상이다 별과 달이 있다지만 순간의 잔상일뿐 밤바다의 주인은 소리다 그곳 한가운데 자그마한 갯바위 위에 서 있노라면 나는 조용히 소리를 밟고 허공에 떠있는 한 조각 구름이 된다 그 시간 그곳은 크기 높이 깊이를 알 수가 없다 들려오는 탄식소리만이 있음을 알려줄 뿐 나는 허공이다 마음까지도... 더보기
이른 새벽 검은색을 뭘로 지웠나보다 그리도 긴 시간 내 앞을 가로 막더니 이제 제풀에 지쳤나보다 조금씩 움직임이 보인다 들린다 느껴 진다 내가 살았나보다 몸 마음 감격으로 환희의 기쁨으로 우쭐대며 새벽 창을 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