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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우리 곁엔 몇개의 공간이 있다 시간의 공간 땅의 공간 하늘의 공간 . . . 몇 곳의 공간을 넘나들며 우린 삶이란 걸 꾸려나간다 공간들엔 경계선이나 철책이 없다 때론 한 공간에 다 모여있기도 한다 누군가가 나를 버렸을 때 내가 누군가에게서 등 돌려 돌아올 때 비로소 공간이 보인다 느껴진다 나만의 공간... 텅 빈 더보기
한 걸음만 더 눈으로 보인다고 다 곁은 아니지요 마음으로 느낀다고 다 그러하겠습니까 때론 멀리 있어도 함께인 게 인연이고 곁에 있어도 이방인인 게 또한 인연인 것을요 멀리건 가까이건 사랑이건 무관심이건 한번 스친 인연은 영원한 인연인 것을 누구라서 하늘의 이치를 어기리오 육신이야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마음, 이것만은 항상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까이 웃음은 아닐지언정 눈물 또한 없을 테죠... 더보기
귀소본능 먼 길 갔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왔습니다 새벽을 뒤로 하며 새벽을 맞으며 가고 온 길이었습니다 새벽을 맞이 하면서라도 와야 했기에 그 앞 새벽을 뒤로하며 갔던 겁니다 하루의 시공을 건너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짐짓인양 이렇게 딴전입니다 슬프네요 서글퍼 지네요 TV랑 벽장 조명등까지 방안의 모든 조명을 켜 봅니다 캄캄 합니다 끝내 내 마음의 불은... 더보기
추억 조금씩 조금씩 아주 느리고 별 표도 안 나지만 그대는 나에게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이미 많이 지웠습니다 바늘구멍에 소바람 이기에 아무도 모르고 있을 뿐 분명 그러합니다 그대가 원하고 내가 원치 않음과는 무관합니다 아무리 빨리 내 기억에서 지워지고픈 그대의 바램도 간직하려 몸부림치는 나의 바램도 세월과 세상의 흐름 앞에 우린 한낱 모래알인 걸요 서두르지 마십시다 그대의 언저리 어디 쯤에 나의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아침 여명처럼 서산 모퉁이 노을처럼 그리 무심히 남겨 두십시다 먼길 가는 날 개나리 봇짐에 뭘 챙겨 가시려구요... 더보기
출근 연가 양복없는 세상에 살고싶다 아침마다 나 만의 승부도 없는 전쟁이다 이놈의 와이셔츠는 아무리 용을쓰며 다려도 항상 어깨선이 두줄이다 혼자 궁시렁 거린다 '이런 망할... 경을 칠... 문디...' 그냥 티 하나에 점퍼걸치고 출근하면 좋으련만 그놈의 알량한 체면때문에 아침마다 난리다 오늘따라 넥타이마저 속을 썩인다 이건 너무 길고 이번엔 뒷것이 더 기네... 문디... 이십몇년을 해오건만 한번만에 집을 나선 적이 거의 없다 신나게 가다보면 엉덩이가 허전하다 아차! 지갑... 오늘 돈 쓸일 있나? 가만, 운전면허증 미 소지는 무면허나 마찬가지라던데...? 그래 까짓거 내 아들도 의경 출신 아니냐 검문소 솜털 의경 봐주겠지 뭐 지는 아부지 없을라고? *** 울 아들 서울 제1기동대 1중대 1소대 출신이라우 데모 .. 더보기
그대에게 그대 이름 부르다 또 하루가 갑니다 등 돌려 앉아계신 그대를 오늘도 부르다 맙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 아직도 믿어야 하는 건지 이젠 조금씩 의심마저 듭니다 별이 고운밤 입니다 바람도 정겹습니다 여명인들 아니 예쁠라구요 이젠, 별 바람 여명을 사랑해야 할까봅니다... 더보기
아픈사랑 오늘도 우리는 다른 사랑을 했습니다 눈길마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요 하늘을 올려다 본다고 햇빛 때문에 찡거린 건 아닐 테죠 안타까움이 허탈함이 눈 부셔서 그럴 테죠 그대를 향해 어렵사리 내민 나의 손엔 너무나도 쉽사리 눈부심 한 조각 뿐 등 돌려 돌아선 곳 거긴 밤 입니다 칠흑보다 더 깊고 검은밤 내 눈물로 씻어내기엔 너무 깊고 검은밤... 더보기
오후의 잔상 그대, 오늘도 홀연히 나의 기억에 다녀 가시는군요 오시거든 미소라도 한번 남기고 가시지 어찌 한숨 하나 달랑 남겨두고 그리 망각으로 가십니까 목소리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 욕심은 이미 오래 전에 거두었습니다 그저 미소 하나 그걸로 오늘 하루 충분할 텐데 또 다시 그대를 찾아 언제 어디였던 그 날들을 방황해야 할까봅니다 조금씩 조금씩 지워지고 희미해져 가는 낙엽처럼 바스러지는 추억 조각을 더듬으며... 더보기
눈과 새싹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마냥 앉아서 아침을 맞기가 어색했습니다 뜀뛰기라도 해 볼 요량으로 운동화끈 졸라 매고 언덕으로 갔지요 새벽냄새 논두렁 뒷 켠의 잔설 밭고랑 사이의 살얼음 목욕탕 천정처럼 비닐하우스에 매달린 물방울들 겨울은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내친 걸음에 넘어본 언덕배기 그곳은 다른세상 이었습니다 어느 틈에 동녘의 산을 넘어온 경이로운 태양 그런데 그보다 더 강렬하게 나를 얽어매는 점 하나 점 둘 점 셋 점들을 하나씩 발견하며 가슴 벅찬 희열을 느꼈습니다 새싹...!!! 더보기
누구라서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양 고개 들어 공간을 춤추는 한 모금의 담배연기에 시선을 맞춰봅니다 당연히 원고지가 없습니다 모니터가 원고지이고 멋 없이 내민 중지 두개가 펜입니다 다시 한모금의 연기에서 가상의 누군가를 더듬어 봅니다 당신 이십니까? 아니면 그대 이신가요? 내가 아닌 세상 모든이에게 손을 내밀어 봅니다 그들은 바쁩니다 내 차 엔진의 톱니바퀴처럼 영화 영웅의 진시황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고 정확하게 나를 스치고 맴돌며 오고 갑니다 그들 중 누군가에겐 나 또한 '그들' 이겠지요... (영화 - 영웅) 장예모 감독이 와호장용에 충격받아서 만든영화 영상미나 스토리는 와호장용보다 나은것으로 느꼈습니다 1시간반 시간보내기엔 괜찮은 영화입니다 공짜라면 얼른 보시길 권합니다 ㅎ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