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간다

처마 끝에 매달렸던 고드름

눈물을 떨구며 겨울이 갔듯이

이리저리 바람에 휩쓸리는 가랑비로

여름이 가고 있습니다

 

비로 시작해

비로 지내다가

비로 아쉬움을 씻으며

여름은 쉬이 가고 있습니다

 

수박에 설탕 주사를 놓도록 하고

하늘 높은 줄 만 아는 벼들을 뒤로하고

계절을 잊은 머쓱한 코스모스만 남긴 채

나의 사십 줄 마지막 여름은

가고 있습니다

 

伐草客 낫에 잘리는 잡초처럼...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 보이는 진실  (10) 2003.09.05
빗물  (10) 2003.09.02
세탁소 (洗濯所)  (0) 2003.08.31
나의 슬픔  (12) 2003.08.29
거미  (17) 200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