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다
산다는 거
제 경우
살다가 어떤 고비나 역경을 만나면
앞 보다는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 내가 뭘 잘못한 게 있는 가...?
요 며칠 나의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큰 죄를 지으며 산 것 같지는 않은데
남에게 고의적으로 손해를 끼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내가 손해를 보면 봤지 남의 꺼 떼먹은 것도 없는데...
올 초부터 병원에서 몇 가지 검사를 했고
작년에도 몇 가지 검사를 해둔 게 있었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결과를 보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담당 교수가 2월 2일 4일 11일 13일 연달아 4번 검사를 한답니다
설 쉬고 또 식이요법을 한 다음에 마지막 두가지 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재작년 수술한 부위에 또 종양으로 의심되는 뭔가가 있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조직검사로 종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하필이면 뇌로 올라가는 혈관에 붙어있어서...
담당교수는 수술을 한번 더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으랍니다
수술...
직업이 의사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내 입장에선 참 난감한 행위입니다
아직 지난번 수술 후유증도 채 가시질 않았고
그 후유증들에 아직 적응조차 다 못하고 있는 판국에 또 수술...
남들이 십년 이십년에 걸쳐 차츰 생기는 건망증
나는 어느 날 갑자기 그게 생기는 바람에 내 자신이 거기에 적응조차 못하고 있는데
그래서 누군가가 길에서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해도
나는 정작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서 멍청하게 바라만 보는데
그렇게 지난 일년을 살얼음판 걷듯 살아왔는데
또 수술...
하자면 해야지
그렇지만 의사양반
나는 죽고 사는 건 별로 관심이 없으니
멍청이로 좀 만들지 마소...
이젠 울 엄마 얼굴도 못 알아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애플아~ 이번에 수술하고 나서
[아줌마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더라도
절대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이런 걸 두고 다 [팔자소관]이라고 하는 거다...
건강하세요
예전처럼 웃고 푼수를 떨 수 있는 제가 될 때까지
당분간 이웃님들 블로그 방문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흔적 남기지 못하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담 (0) | 2009.05.09 |
---|---|
나의 넋두리 (0) | 2009.04.25 |
... (38) | 2009.01.07 |
한 해를 보내며... (23) | 2008.12.31 |
나 원 참 (48) | 2008.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