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옛 명덕로타리 사거리 우체국 앞]
저 어릴 적에
제 아버지께서도 어렸습니다
저보다 22년 먼저 세상에 오셨었으니...
저의 가장 오래된 기억 속에는 [자전거]가 있습니다
아마 제가 너댓살 쯤 이었을 겁니다
아버지께서는 까만 자전거에 유아용 보조의자를 달고
항상 저를 거기에 앉혀서 동네를 돌곤 하셨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께선 4대독자인 제가 무척 자랑스러우셨나 봅니다
동네 어른들께서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뭐라고 한마디씩 해주셨는데
그 말씀들이 아버지 입장에선 아주 자랑스럽고
스스로 대견하셨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저보다 24년 늦게 세상에 온 5대 독자 내 아들
그 아들이 자랑스러워 목도 제대로 못 가누는 녀석을 안고
틈만 나면 시내를 누비고 다녔거든요
자전거 사진 몇 장 찍으면서
그 사진 속에 이젠 이 세상에 안 계시는 아버지
나보다 더 커버려서 이젠 징그러운 아들
그리고 그 사이의 나...
건강하세요
사진에 대해서 별다른 재주도 없고
제가 봐도 봐줄만한 사진 한 장도 없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며칠 전 61년 만에 개기일식이 있었지요
덕분에 생전 처음으로 그걸 사진으로 남기는 행운을 얻었는데
그 포스팅 댓글 중에도 이야기가 있었고
다른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봤는데...
일식의 경우 상황은 아주 특별한 경우지만
[사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전혀 어려울 게 없는 사진입니다
어느 곳에선 심지어 [특수장비] 혹은 [특수카메라] 이야기까지 나오던데...^^;
제가 찍은 사진의 촬영 방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전재조건으로
1. 렌즈는 가능하면 망원일수록 유리합니다
2. 삼각대 같은 거 전혀 필요없습니다
3. 특수장비 특수카메라 전혀 필요없습니다
4. ND필터고 뭐고 아무 필요없습니다
촬영조건입니다
1. ISO는 최대한 낮추십시오 (제 경우는 ISO 50으로 찍었습니다)
2. 렌즈는 무조건 최대로 조으십시오 (제 경우는 f/40으로)
3. 노출보정(Ev)을 -2정도로 합니다
4. 측광방식은 스팟으로 합니다
셔트스피드가 1/8000초까지 가능한 카메라라면 이걸로 충분합니다
만약 그 이하(1/4000초 등등)일 경우엔 Ev를 -1 정도로 하시고
리사이즈 하실 때 밝기를 조금 조절하시면 됩니다
촬영방법은
1. 일단 AF로 태양을 잡아보시고 만약 안 잡히면 MF로 무한대에 맞춥니다
2. 태양을 포커싱 한 다음 필요하면 구도이동을 합니다
제 경우엔 AF로 찍었는데
만약 안 될 경우엔 MF로 무한대 하시면 결과는 같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구도이동을 잘못하시면 [플레어]나 [고스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도이동 보다는 차라리 리사이즈 하실 때 적당한 크기로 [크롭]하시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쉽죠?
Canon 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