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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헛소리

[국화과 - 산국]

블로그를 오래 하고

아직 조금은 희소성이 있는 야생화를 위주로 포스팅을 해서 그런지

간혹 처음 놀러 오신 분 중에 비밀글이나 방명록에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표현이야 조금씩 다르지만 요점은

[어떻게 하면 야생화를 잘 찍을 수 있느냐?]입니다

글쎄요...

제가 야생화 고수라면 어쩌고 저쩌고 하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전혀 아닌지라...

그래서 제가 평소에 [사진 - 야생화]이라는 것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

그리고 출사를 나갔을 때 보고 듣고 느낀 이런저런 것들

일단 생각나는 걸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렌즈]

렌즈는 [마크로렌즈 - 니콘은 마이크로렌즈]가 필수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 경우 화각별로 50mm 70mm 150mm 180mm를 갖고 있는데

그래도 아직 탐나는 화각이 있습니다

간혹 줌렌즈로 찍기도 합니다

캐논 [24 - 70]이나 [28 - 300]으로 찍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피사체가 큰 경우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비싼 줌렌즈나 제 아무리 성능이 좋은 단렌즈라고 해도

접사에 관한한 가장 싼 시그마 50mm 마크로보다 못합니다

제 경우 아무리 비싼 렌즈라도 마크로렌즈엔 필터를 부착하지 않습니다

미세하지만 밝기나 색감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서입니다

필터는 [플레어]나 [고스트]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카메라]

카메라의 경우는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화소가 깡패]라는 말도 있듯이 고화소가 유리합니다

아주 작은 야생화의 경우 꽃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선 [크롭]이 불가피합니다

[풀프레임]은 배경처리에 장점이 있고

[크롭바디]는 상대적으로 화각(망원효과)에 장점이 있습니다

고로, 초접사를 하신다면 동일한 화소에선 크롭바디가 낫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건 일반적인 그리고 상대적인 사항입니다

접사를 가장 중요하게 하신다면 메이커는 니콘이나 캐논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두 메이커가 타 메이커보다 렌즈면에서 좀 유리합니다

이 부분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인데

[RAW]로 찍으시겠다면 니콘이 좋고 [JPG]로 찍으시겠다면 캐논을 권합니다

장비의 기본적인 성능 (선예도 등등)에선 니콘이 낫습니다

그런데 JPG 색감은 캐논이 좀 나은 것 같아서입니다


[촬영]

야생화를 찍으러 가보면

초보일수록 첫 사진을 빨리 찍습니다 (진짭니다)

야생화를 발견하면 먼저 주변을 한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해가 어디에 있는지

배경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꽃은 어느 방향을 보고 피어있는지


내가 편하면 편할수록 결과물은 역비례합니다

내가 땅바닥을 박박 기면서 이른바 [개고생]을 하면 할수록 결과물이 좋습니다

점잖게 체통 지키면서 찍을 수 있는 야생화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점잖게 찍은 사진은 전부 야생화를 내려다보고 찍은

천하 쓸모없는 [증명사진]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야생화는 코딱지만한데 그걸 내려다보고 찍으면

땅바닥이 선명하게 나와서 주제인 꽃이 절대 부각되지 않습니다

아주 난잡하고 복잡하고 지저분한 사진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꽃이랑 수평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무조건 엎드리거나 드러누워야됩니다

가끔 마음 같아선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고 싶을 때가 태반입니다

기본적으로 꽃은 해를 향해서 핍니다

그런데 간혹 등지고 피는 녀석들이 있는데 이게 아주 좋은 피사체입니다

이른바 [역광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타]

야생화 출사를 다니다보면

삼각대를 사용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는데 제 생각엔 그다지 권장사항이 아닙니다

삼각대의 경우 최소 높이가 정해져 있어서 사실 야생화에선...

만약 [수전증] 때문이라면 차라리 [손떨림방지]기능이 있는 렌즈 - 니콘 : Vr 캐논 : is

아니면 차라리 카메라에 그 기능이 있는 소니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야생화를 처음 하신다면

조리개를 f/11이상 놓기를 권합니다

아무리 마크로렌즈라고 해도 작은 꽃을 찍다보면 선명한 사진이 잘 안 나옵니다

마크로렌즈는 공통적으로 심도가 아주 얕습니다

그래서 여차하면 뭔지 알아보기 힘든 사진이 나옵니다

처음엔 잔뜩 조아서 찍다가 점점 실력이 올라가면 조금씩 개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초점은 기본적으로 암술에 맞추면 무난합니다

그걸 어떻게 맞추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면 의외로 암술이 잘 보입니다


사진이라는 게 공식은 없습니다

자꾸 찍다보면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나름의 [틀]이 잡힙니다

간혹 [장비병]에 걸려 이 카메라 저 카메라 마구 바꿈질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야생화의 경우 한 카메라로 최소한 십만장은 찍어야 그나마 그 [틀]이 잡힐 겁니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도구일 뿐 사진을 찍는 건 사람입니다

제가 올리는 야생화 사진의 대부분은 시그마 50mm 마크로렌즈로 찍은 겁니다

캐논 180mm 마크로에 비하면 1/6가격이지만 가장 선호합니다

선예도나 색감 면에선 좀 떨어지는 게 분명합니다

그럼 180mm 마크로는 왜 갖고 있느냐...

상대적으로 접사가 불가능한 목본류의 꽃을 찍기 위해서입니다

카메라나 렌즈는 저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습니다

본인과 그 장비들의 특성이 맞느냐 아니냐 차이가 있을 뿐

나쁜 카메라 나쁜 렌즈는 절대 없습니다

어떤 장비로 무엇을 찍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어떻게 찍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걸 흔히 [내공]이라고 하지요...

[고수]의 그날까지...^^


오늘 올리는 이 녀석들은 전부 [국화과]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통용되는 이름이 바로 [들국화]입니다

그런데 그건 말 그대로 일반적으로 부르는 [명칭]이고

전부 다 별도로 분명한 이름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 능력으로는 이름을 찾을 재간이 없네요...

오래 전 제 아지트에 가면 이런 녀석들이 엄청나게 많이 핍니다

종류도 많고 생긴 것도 다 제각각인 녀석들...

올 가을에 꼭 거길 가서 종류별로 담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이름도 가능하면 알아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다지 자신은 없지만요...^^;)



설입니다

이번 설은 날씨가 요상해서 귀성길이 난리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분들

아무쪼록 무탈하고 행복한 귀성길 귀가길 되시기 바랍니다

전 제가 호주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지라

점잖게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ㅎㅎ

그나저나 태어난지 한달 된 손녀에게도 세뱃돈 줘야되나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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