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동행

눈 속에서 꽃을 피운다는 거

결코 말처럼 쉬운 게 아닐 것 같습니다

밤이면 보나마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깊은 산 속에서...

설중화를 찍는다는 거

안 해보신 분 직접 안 보신 분은 모릅니다

그 꽃이 얼마나 신비하고 애틋한 느낌인지...

내가 느끼는 그 느낌이나 감정

그걸 사진으로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나름 노력하지만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인 것 같습니다


눈이 쌓여있으니 내가 내딛는 발걸음에 안 보이는 아이가 짓밟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걸음 내딛기조차 조심스러움에

사진 찍는 건 더 어렵습니다

내가 벌이나 나비가 아니기에 이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지만

미력하나마 내가 그들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이렇게 알림으로 해서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그 또한 보람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이 아이들이 그냥 한낱 풀이고 잡초이며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만에 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면

그는 만물의 영장일 자격이 없습니다

약자의 설움을 모르는 강자는 한낱 훼방꾼이며 그의 언행은 횡포일 뿐입니다

영웅은 그가 있기까지 묵묵히 도와준 은인에게 감사하며

위인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듬을 줄 압니다

말을 할 수 없어 불만 한마디 못하고

부는 바람에 그저 흔들리기만 할 뿐 스스로 한걸음도 걷지 못하는

그렇지만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

우리에게 이 아이들을 무시하고 얕볼 권리는 없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늘 아름다움을 주고

우리들 마음에 사랑과 노래를 일깨워주는 아이들

나는 늘 이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이 아이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행여 무심결에 내 발아래 밟힌 아이가 있다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며

최대한 조심하고 살피며 이 아이들 곁에 머물고자 합니다


건강하세요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속에서 헛소리  (26) 2010.04.16
빨라야 산다  (10) 2010.03.26
팔자소관  (12) 2010.03.10
헛소리  (10) 2010.02.13
일출  (19) 2010.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