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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팔자소관

[왜 나만 그늘이냐고요 ㅎㅎ]

뭘 난데없이 팔자타령이냐...

인생사에 대한 팔자타령이야 신세타령이나 마찬가지니 하나마나고

사진이라는 걸 하면서 경험하는 사연을 몇 가지 이야기해보려구요^^

사진이라는 걸 하다 보면

그 자리에서 건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건

아이고 내 팔자야~ 라는 생각이 간혹 들곤합니다


[현호색 & 홀아비바람꽃 - 09년 곰배령]

1. 일출 출사

대구에 사는지라 일출 장소는 크게 세군데 쯤 됩니다

경주 감포의 수증왕릉 울산 진하의 명선도 그리고 포항의 호미곶

출사 나가기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살피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통박입니다

내 딴엔 온갖 잔머리에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심한 끝에 장소를 정하는데

여기다하고 새벽을 달려가지만 댄장... 내가 간 곳은 해무가 가득하고

다른 곳엔 쨔잔~ 오여사께서 납시는... ㅎㅎ


[모데미풀 - 곰배령 09년]

2. 야생화 출사

이건 일출과 달리 각 지역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있고

몇 년 전부터 그 시기에 맞춰 출사를 나가는지라 실패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이 경우엔 순간의 선택이라고 할까...

가장 황당한 게 분명히 다른 분들이랑 동행을 했는데

내가 찍은 사진보다 더 밝고 화사한 사진을 포스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햇빛이 그 원인인데

특히 구름이 많은 흐린 날이 원인입니다

내가 찍을 당시엔 그 꽃이 그늘 속에 있었는데 다른 분이 찍을 땐 햇빛이 들어온...

지난번 거제 출사 때

자그마한 돌 옆에 변산바람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첫사진)

내가 찍을 땐 분명히 그늘 속이라 대충 몇 장 찍고 말았는데

일행 분들이 담아온 사진 속엔 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댄장 ㅎㅎ


[동의나물 - 곰배령 09년]

3. 소탐대실(小貪大失)

직역을 하자면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지요

작년 봄 강원도 곰배령으로 독수리가족 1박 2일 단체출사를 갔을 때

주차장에서 곰배령 초입에 접어들자마자 귀한 바람꽃이랑 온갖 꽃들이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피어있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얼레지의 화색이 어찌나 곱고 예쁜지

다른 곳에서도 별로 어렵지 않게 만나는 꽃이지만 그 화색에 반해

정신없이 찍었습니다

그날 밤 잠자리에서 문득

흰얼레지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다른 모든 일행들이 곰배령 정상 쪽으로 이동할 때

나는 간밤에 생각난 흰얼레지를 찾을 욕심에 얼레지 군락지를 그야말로 이 잡듯이 뒤졌는데

개뿔... 흰얼레지는 그림자도 못 봤는데

우리 일행들은 곰배령 중턱에서

모데미풀 군락이랑 그 귀한 한계령풀을 만나고 내려왔더라는...

댄장... ㅎㅎ

모데미풀은 전날 제법 만났고

그 후에 태백산에서 한계령풀 군락을 만났기에 천만다행이지

만약 안 그랬으면 아마 화병 걸렸을지도...

어제 삶님께서 흰얼레지 찍으러 오라는 연락을 하셨는데 문득 이 생각이 나서 넋두리...^^;

건강하세요


[얼레지 - 곰배령 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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