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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초과의 여러해살이풀 애기감둥사초
사초는 그 종류가 170종이 넘습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이른바 잡초에 해당하는 녀석들입니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도 엄연히 꽃을 피우며
대부분 우리나라 토종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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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초과의 여러해살이풀 가지청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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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초과의 여러해살이풀 애기그늘사초
야생화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 보면
갈 때마다 안타깝고 화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야생화 사진을 때려치워야하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입버릇처럼 말씀 드리는 거
제발 본인이 다녀간 흔적 좀 남기지 마십시오
지가 무슨 손오공이나 되는 양... 손오공이 권두운 타고 날아가서 세상의 끝기둥이라고
제 이름 써놓고 온 게 기껏 부처님 손가락이었다면서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지나 나나 사진이라고 해봤자 열보 백보인데
뭘 그렇게 유난을 떨면서 찍느냐구요?
낙엽이 꽃을 완전히 가린다면야
최소한으로 꽃이 보일 만큼만 치우는 거야 어쩔 수없는 일이겠지만
뿌리가 드러날 정도로 깨끗하게 파헤치는 건...
- 이하 욕설이 난무하오니 미성년자 임산부 노약자께선 읽지 마세요 -
일전에 파란의 모 블로그에 갔더니
야생화 촬영에 관한 이야기 중에 꽃 주변의 낙엽을 깨끗하게 치우고 어쩌고... 이런 말이 있더군요
왜... 낙엽이 벌떡 일어나 그대 귀싸대기라도 때립디까?
낙엽을 왜 치우면 안 되느냐
그대 눈에는 그게 하찮은 쓰레기쯤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게 있음으로 해서 보온 효과가 있으며 수분 및 습도조절을 하며
나중에 썩으면 거름이 된다 이 말입니다... 이 무식한 진사야...
그 잘난 사진 한 장 찍겠다고
꽃이야 말라 죽건 얼어 죽건 내 알바 아니다?
그래... 내가 백번 양보해서 사진을 위해 어쩔 수없이 낙엽을 치웠다 치자
그럼 찍고 나서 원상복귀라도 해놓던지
내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기껏 해봤자 시원찮은 원판에 뽀샵 떡칠한 술집 잡부 같은 사진이더만...
그렇게 잘하는 뽀샵으로 나뭇잎 지우면 될 것 아녀?
쓰팔...
그래놓고 뚫린 입이라고
올핸 꽃이 작년만 못하다고?
왜 꽃이 작년만 못한지 무뇌충이 아니면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엄동설한에 널 홀라당 벗겨서 산 속에 던져 놓으면 넌 살아남겠니?
내가 남이야 발가락으로 콧구멍을 후비거나 말거나 간섭 안 하는 성격인데
산에서 요상한 짓 하는 인간들 보면 정말 패주고 싶다
자연이라는 건 자연 그대로 있을 때 멋이 있는 것이지
인간이 간섭을 하고 인위적인 가미를 한다면 그 순간 그건 자연이 아니며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고 좀 더 나은 걸 추구함이 본능이기에
그 대상에게 피해를 안 주는 범위 내에서 가미를 한다면야
뉘라서 그것까지 간섭을 할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게 야생화이거늘
설령 주변에 낙엽이 좀 있으면 어떻고
잡초가 좀 있으면 어때...
꽃 주변을 티끌 하나 없도록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어디서 가져왔는지 이끼로 주변을 장식하고
온갖 돌이랑 나무랑 주어다 장식하고
먼저 핀 시든 꽃은 꺾어버리고...
요즘은 한술 더 떠서 조경용 전지가위를 갖고 다니며
사진에 걸리적 거리는 작은 나무를 아예 싹뚝 자르고 다니는 인간들도 있더라
정말 못된 짓은 어쩜 그렇게도 생각을 잘해내는지...
그대 집에서 하루만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그렇게 청소하고 꾸미고 해봐
그럼 그대 마눌님이 감격의 눈물을 바가지로 흘릴껴...
그리고 너 늙었다고
니 자식이 너 고려장하면 행복하겠니?
꼴에 사진 좀 한답시고
산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렌즈가 어떻고 카메라가 어떻고 야생화가 어떻고
어디 가면 어떤 꽃이 피고 어떤 꽃은 어디가 예쁘고
이건 뭐 주댕이로 사진을 찍는지...
왜 그러고 사니?
그렇게 할 일 많고 간섭할 게 많은데 밥은 제 때 먹고 다니니?
불쌍한 중생 같으니라구...
방 빼요
뭔 말이냐구요?
저를 포함한 독수리 가족들 야생화 출사 때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앞사람이 사진을 찍고 다음 사람이 그 자리에 앞사람이 디뎠던 곳을 그대로 디디며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면서 농담 삼아 얼른 나오라는 우스개 소리입니다
왜 그렇게 하느냐...
우리가 자연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입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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