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가 이기실래나... - 2010 11 13]
이 사진은 제가 자주 오가는 길가에서
햇살이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만나는 장면입니다
비록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지역이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흔히 말하는 서민들이 사는 지역이지만
이런 포근한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연평도에서 있어서 안 될 일이 발생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이게 정말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현실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는데
이미 오래 전 정치라는 것에 등을 돌린 사람인지라 왜 라는 건 모르겠습니다
우리 대부분의 국민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국민은 열심히 군대 갔다오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가족을 부양하고 열심히 아이들 공부시키고 열심히 세금내고
그럼 책임을 다하는 겁니다
국민은 왜 세금을 낼까요?
왜 밤잠 못자고 피땀 흘려 번 돈을 국가라는 것에 그냥 뜯길까요?
그건 특정 집단들에게 나라를 지켜달라는 겁니다
예전 자유당 시절 건달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시장 상인들에게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매달 돈을 빼앗아갔던 깡패들이죠
제가 보기에
지금 정치하는 인간들이랑 자유당 시절 깡패들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지들이 만든 법으로 국민들에게 세금을 거둬가고 그 돈으로 나라살림을 산다는 건데
늘 입으로는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왕이다라고 떠드는데
그 말 믿어도 될까요?
까짓거 믿어 달라고 애걸복걸 하니 일단 믿어주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평도 사건을 보면서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TV로 실시간 뉴스를 보다가 기자의 어떤 멘트 하나가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창피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해병대 부상 병사를 행정선에 싣고 인천으로 후송 중이다
행정선이라는 건
전국 도서지방 지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업무용 배입니다
육지의 관용차량이랑 같은...
대한민국 관용차 중에 스포츠카가 없듯이
대한민국 행정선 대부분 통통배 수준입니다
설령 연평도 행정선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배라고 할지라도 그건 아닙니다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북한 포격 위험 때문에 군 헬기가 뜨지 못하고
부득이 연평도 행정선으로 후송 중이라는 기자의 설명 때문입니다
다음날 있은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 중계를 유심히 봤는데
국회의원 어느 놈도 그걸 지적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부상병은 폐기처분 하나요?
이미 다쳐서 전투력을 상실하면 관심 밖인가요?
그 상황에서도 표를 처먹고 산다는 지놈들 인기관리나 하고 말도 안 되는 걸로 고함이나 치고
얼굴 붉혀가며 언성 높이면 정치 잘하는 건가요?
교통사고 현장의 철칙(?) 목청 크면 이긴다?
번지르한 양복에 금배지만 달면 장땡인겨?
각 잡힌 군복에 별이 번쩍번쩍하면 장군인겨?
내 국민 내 아들이 적군의 포탄에 목숨이 경각인데
꼴랑 적군의 포탄이 무서워서 구출 헬기를 띄우지 않았다고?
너희들이 자유당시절 건달보다 나은 게 뭐니?
니들 입으로 늘 말하는 국민이 왕이다의 의미는 뭐니?
국민 각자가 제 목숨까지 지켜야한다면 세금은 왜 거둬가니?
우리가 TV나 영화로 지겹게 봐온 월남전
그 내용의 대부분은 전투 중 미군이 부상을 당하고 베트콩이 매복중인 적진으로 구출 헬기가 날아가고
부상병 한명을 구하기 위해 폭격기까지 동원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영화들에서 부상병 한명을 위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나는 그런 내용을 그냥 미국식 영웅주의라고 치부했습니다
영화를 위해 좀 과장되게 부풀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참 씁쓸하네요...
전경에 갔던 아들 퇴소식 날
검게 그을린 얼굴로 씩씩하게 걸어오는 아들 얼굴만 봐도 눈물이 핑 돌았었는데
온전하지도 못한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을 대하는 그 부모님의 심정이 어떨지...
진정 국가가 국민을 위해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게 국민을 위하는 건지
그들은 정말 무뇌충일까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휴전선은 국경이 아니고 말 그대로 임시 경계선입니다
제가 무식해서 계산을 못하겠는데
4대강 예산이면 K-9 자주포 몇대나 살 수 있을까요?
혹시 4대강이 옛날 을지문덕 장군께서 당나라놈들 수장 시키던 그 작전인가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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