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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유등지에서

[유등지 - 2010 11 29]

지난주 월요일(11월 29일)

점심 식사하고 자주 가는 돌담마을이나 가볼까 하고 차를 타면서 차에 둔 휴대폰을 보니

얼라리오... 제 이웃 블로그 [그녀의 그림일기] 주인장이신 미소 새댁에게서 전화가 왔었더군요

차에 타면 휴대폰을 문짝에 매달린 바구니에 넣어 두는데

국가단위 멸종위기종 건망증인지라 내릴 땐 늘 까먹고 그냥 내립니다

뭔 일이지 하고 전화를 해보니

일전에 출사길에 만난 적 있는 참한 아가씨(별명이 떤자님이라나 뭐라나)랑

볼일이 있어 대구에 오는 중이랍니다

볼일 보고 뭐 할 거냐고 했더니 유등지에 갈 거라네요

유등지라면 청도에 있는 저수지인데 청도가 아니고 경북 칠곡에도 유등지가 있다고?

직감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안동 가는 국도변(국도 5호선) 그 저수지 같은데

아주 흔한 전혀 특별할 게 없는 저수지인데... (내 기준으로 보자면)

마산 쪽에서 이름을 알고 올 정도면 (사실 안 간다고 하면 삐질까봐)

그래서 일단 거기서 만나기로 하고 좀 일찍 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왜 여길...?

그런데 잠시 후 도착한 두 여인네들

뒤도 안 돌아보고 저수지 건너편으로 갑니다

내 눈엔 그저 흔하디흔한 잎을 다 떨군 아담한 활엽수 숲인데

그녀들에겐 아주 멋진 사진 소재인가 봅니다

한참을 그곳을 서성이던 그녀들...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했던가요

그녀들 입장에서 그 숲을 아무리 쳐다봐도

내 눈엔 그저 앙상한 나목들만 보입니다

뭘 찍었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나 역시 뭘 찍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고...

미소님의 블로그에서 그날의 흔적을 봤습니다

숲속에선 나무만 보인다

숲은 멀리서 봤을 때 숲으로 보인다

이런 속담이 있었지요 아마...

그녀는 숲도 보고 나무도 봤는데

나는 아무 것도 보질 못했습니다

눈 뜬 장님인 거죠

나는 평소에 입버릇처럼 떠들었습니다

사진은 무엇을 찍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찍느냐가 중요하다고

난 분명히 물에 빠지면 주둥이만 동동 뜰 것 같습니다

똥배도 좀 더 키워야겠습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부력으로 몸뚱이도 뜰지... ㅎㅎ





*****


[그녀들]

집에 와서 보니 인물사진은 전부 조금씩 흔들린 것 같습니다

카메라랑 렌즈는 칼핀인데 소심한 영감탱이가 도촬을 하다 보니 흔들렸나 봅니다

깔끔하게 나왔으면 인화해 주려고 찍었는데...

소심한 덕분에 인화비는 벌었습니다

제 경우 블로그를 완전 개방한 상태로 하고 있지만

이 포스팅은 스크랩 불가로 올립니다

왜냐...

스크랩 허용 할 만큼 미인이 아니라서

라고 하면 제 만수무강에 지장이 있을 것 같고

인물사진이 있어서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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