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 - 2010 09 24]
낚시를 해보신적 있으신지요?
사람이 하는 모든 취미가 그렇듯 낚시라는 취미도 한번 빠지면
가족을 포함한 여러 사람 난처하게 하는...
바닷가가 고향인지라
저도 어렸을 때부터 바다낚시를 했습니다
그 시절이야 삶은 보리밥 달아서 꼬시래기(마산 쪽에서 부르는 명칭 - 정식 명칭은 아마 망둥어)나 잡던 수준이었지만
대구로 전학 온 후로도 그 손맛(?)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애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삶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어릴 적 그 손맛이 그리워지고
낚시 장비를 하나 둘 사면서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는데
주 종목은 바다낚시 중에서도 릴 찌낚시입니다
낚시에 관한한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데
최대어 기록이 감성돔 58cm 참돔 86cm 부시리 115cm입니다
감성돔 60cm 이상을 낚아보고 싶어서 무진장 노력했는데
끝내 기록 달성을 하지 못하고 낚시를 접은 게 못내 아쉽습니다
한편으로 참 우스운 게 바다낚시의 천국이라고 하는 완도에 근무하면서 낚시를 접었는데
완도에 3년 넘게 있으면서 낚시는 고작 서너번 남짓 했습니다
이게 다 청계님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서남쪽 끝 아담한 섬에서
바다를 벗 삼아 낚시나 즐기면서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자꾸 사진 찍으러 같이 가자고 온갖 협박을 하시는 바람에...
사실 사진은 중학교 때 시작했고
낚시는 코흘리개 시절부터 했으니 훨씬 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취미였는데
어쩌자고 꼬드김에 넘어가서... ㅎㅎ
지금도 그 당시에 사용하던 장비가 다 있으니
당장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출조를 갈 수가 있지만
이젠 온종일 갯바위에 서서 버틸 자신이 없네요
지난 9월 하순
경남 거제에 야생화 담으러 갔다가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는 조사들을 만났습니다
보아하니 제법 실력을 갖춘 조사도 있고
빙그레 미소 짓게 만드는 생초보도 있었지만
낚시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고기를 낚는다는 게
한편으론 도박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바다낚시는 엄청난 기술과 공부를 필요로 하는 취미입니다
조류의 방향과 속도 수온 바람 등등 자연의 조건을 훤히 알아야 하고
포인트 여건에 따라 찌의 부력은 물론 찌에서 바늘까지의 수심
심지어 목줄의 굵기와 길이랑 목줄에 봉돌을 달 것이냐 그리고 바늘 크기 등등
조과에 미치는 영향과 변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 넓은 바다에서 어디에서 유인해서 어디쯤에서 잡겠다는 치밀한 계산이 있어야 잡을 수 있습니다
하긴 뭐 고등어나 학꽁치 복어 같은 일명 잡어들이야 물지 말라고 빌어도 잘도 물지만
감성돔 참돔 돌돔 벵에돔 같은 대상어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거든요
야생화 찍느라 오래 지켜보진 못했지만
사진 속 저 조사들이 아무쪼록 큼지막한 고기를 잡았길 빌었습니다
보나마나 집사람 혹은 애인의 따가운 눈총을 뒤로하고 저 자리에 섰을 텐데
그나마 한 마리라도 잡아가야 다음번 출조가...^^
금방 잡은 감성돔 썰어서 한입 맛보면 그 맛이 가히... ㅎㅎ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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