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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물달개비 그리고 ...

 

 

 

 

 

 

 

 

 

물옥잠과 물옥잠속 한해살이풀 물달개비

 

 

우리나라 전역의 연못이나 오래된 논 같은 얕은 물이나 그 주변에 사는 수생식물입니다

 

정말 논에 이 아이가 살까 했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농약이나 제초제를 심하게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혹은 무농약 농지가 늘면서 점점 자연친화적인 장면을 접하게 되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별 생각 없이 대구 인근의 한적한 농로를 걷다가 인기척에 푸드득~ 도망가는 메뚜기도 만나고 이리도 고운 아이도 만나고... 참 좋습니다 ㅎ

 

 

전초는 10 ~ 25cm 정도로 자라고 뿌리 부분에서 5~6개의 줄기가 한군데에서 나오고 각 줄기에는 1개의 잎이 납니다

 

뿌리잎은 3 ~ 4장이며 잎자루가 10 ~ 20cm인데 줄기잎은 1장씩 붙고 잎자루는 4 ~ 6cm 넓은 피침형 또는 삼각상 난형이며 길이 3 ~ 7cm 너비 1.5 ~ 3.0cm 밑이 둥글거나 얕은 심장형입니다

 

이 아이는 뿌리가 좀 특이한데 백색의 굵은 근경에 국수보다 가는 백색의 뿌리와 검은 색의 털뿌리가 내립니다

 

 

꽃은 지름 1.5 ~ 2cm로서 파란색에 가까운 보라색이며 꽃차례는 잎보다 짧고 한쪽에 3 ~ 7개의 꽃이 달립니다

 

꽃잎은 6개로서 긴 타원형이고 암술은 1개이며 수술은 6개로서 그 중 5개는 작고 1개는 크며 수술대 한쪽에 톱니 같은 돌기가 있습니다

 

여러 문헌을 검토했는데 유독 국립생물자원관에만 이 아이를 여러해살이풀로 기재를 해놨네요... 츠암나...

 

 

 

 

 

 

 

 

 

 

 

 

 

 

 

 

 

 

 

 

 

 

 

 

 

 

 

 

 

 

 

 

 

 

 

 

 

 

 

 

 

 

 

 

 

 

 

 

 

 

올 2월 8일에 두 번째 암 수술을 받았으니 어제가 딱 10개월째였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고 감당하기 버거운 요란한 변화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니 나름 느긋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내 자신이 참 대책 없는 자만이었구나 하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의학적으로는 모르겠고 느낌적으로는 당장 죽진 않겠구나... 뭐, 그렇습니다

 

 

내 스스로는 아직도 목구멍으로 뭘 넘긴다는 게 순간순간 드라마틱하고 스릴 넘치는 행위입니다

 

예고도 없고 전조증세도 없이 삼킨 음식이나 물이 순간적으로 콧구멍으로 역류를 하니 뭘 먹는다는 게 이렇게 짜릿한(?) 퍼포먼스가 돼 버렸습니다

 

식도이식... 쥐어짜는 일을 하던 작은창자를 잘라서 식도 자리에 갖다놓고 엉뚱한 일을 하라고 하니 수시로 반항을 해댑니다

 

 

나 혼자 있을 때야 뭔 일이 생겨도 괜찮지만

 

누군가가 이런 꼴을 본다는 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타인과의 식사는 아예 생각도 안합니다

 

사실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조차 최대한 자제를 합니다

 

 

최근 들어 이런저런 일로 가족들 외식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아들이나 며느리가 내 사정을 감안해서 가능하면 외식은 뷔페로 가는데 목 넘김이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조금만 매워도 식도 부분에 엄청난 통증이 생기거든요

 

뷔페에서 이유식 먹는 젖먹이처럼 스프에 샐러드 조금 그리고 생선회 두어 조각이 그나마 덜 조마조마하며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이런 사정보다 내가 말을 못한다는 게 더 안타까운가 봅니다

 

그저께 토요일 손녀들 데리고 겨울왕국Ⅱ 보러 갔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첫째랑 둘째는 이제 뭔가 상황이 달라졌다는 걸 알고 대충 눈치껏 대처를 하는데

 

유치원 다니는 막내는 아직도 요지부동 나만 보면 [할배~ 말해봐~]를 줄기차게 외칩니다

 

 

정작 당사자인 나는 의외로 담담합니다

 

수술 전 의사가 후두를 제거하니까 앞으로 말을 못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난리가 났는데 나는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게 조금 아쉬울 뿐...

 

 

2007년 10월 첫 번째 암수술 전까지 제법 노래를 잘 했었습니다

 

내 남은 생에 노래 딱 한곡만 부를 수 있었으면... 내 온 마음을 담아 내 곁을 지켜주는 내 가족들에게 부르고 싶습니다

 

그게 욕심이면 사랑한다 고맙다 이 한마디라도...

 

 

 

 

 

그나저나 그저께 영화 보러 갔을 때 아들놈은 피식거리며 내 시선을 피하고 며느리가 자꾸 나를 보며 배시시 웃습니다?

 

평소에도 나를 보면 방긋방긋 잘 웃는 며느리긴 한데 그날은 웃는 게 좀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아버님~ 손녀들에게 낚이셨어요 호호호호~

 

지 아버지 등쳐서 한번, 외할아버지 등쳐서 한번... 고로 나는 세 번째 호구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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