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잡담 4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고 불변의 진리인가 봅니다

지금 자그마한 것에서 그걸 실감 중입니다

 

드디어 2주간의 저 요오드 식이요법이 끝나갑니다

아직 오늘 저녁이랑 내일 아침 식사까지 마무리가 되어야 온전히 끝나는 거지만

어쨌거나 별일 없이 해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일산 국립암센터로 출발해야하니 집에서 아침을 먹긴 좀 그렇고

간단하게 간식을 준비해서 가다가 휴게소에서 먹을까 생각 중입니다

내일 아침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내일 입원해서 17일 낮에 퇴원합니다

퇴원했다가 22일 병원으로 전신촬영 하러 갈 때까지 최대한 타인과 접촉을 피해야합니다

내 몸속에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으니 그렇게 하는 게 예의지요

 

 

지금 계획은 이즈음 꽃이 고운 곳을 찾아 유람을 하자는 건데요

과연 퇴원했을 때 내 컨디션이 산을 오르고 먼 길을 걸을 수 있느냐 인데

몸이랑 마음은 전혀 다르잖아요

 

이즈음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 중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는 곳들을 선별해두긴 했는데

볼 수 있는 곳이랑 보고 싶은 곳이 다르다는 게 문젭니다

 

마음은 태백산을 오르고 싶은데

그게 지금의 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바람이고 앞으로도 어쩌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하나 둘 늘어나는 버려야할 것들이 그저 서러울 따름입니다

 

잠깐씩이지만 쓰러지지 않고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손짓 발짓에 글 몇 자에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가족에 있음에 감사하며

버려야할 것들 빨리 버리는 게 나를 위한 최선이겠지요

 

 

참 좋은 계절입니다

그 시간 속에서 그 시간들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눈물이 흐른다고 다 우는 건 아니겠지요

 

 

 

 

건강하세요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해박 그리고...  (0) 2019.10.16
산다는 것  (0) 2019.04.25
잡담 3  (0) 2019.04.08
잡담 2  (0) 2019.03.27
잡담  (0) 2019.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