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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털족도리풀

 

 

 

 

 

 

 

 

 

 

 

16 - 1452 (초본 1301 - 1205)

쥐방울덩굴과 여러해살이풀 털족도리풀

 

예전에 서울족도리풀로 불리던 아이인데요

잎의 앞뒷면에 털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사실 사진을 찍을 당시엔 서울족도리풀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분류를 위해 문헌을 찾아보니 털족도리풀이네요

 

털이 있긴 한데

생긴 걸 보자면 개인적으로 서울족도리풀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꽃이 참 귀엽게 생겼거든요^^

 

얼핏 사촌인 각시족도리풀이랑 닮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얘는 악통 입구에 하얀 테가 있다는 겁니다

악통은 꽃잎 뒷부분의 둥근 부분을 말합니다

 

 

 

 

 

 

 

 

 

 

 

 

 

 

 

 

 

 

 

 

 

 

 

 

 

 

 

 

 

 

 

 

 

 

 

 

 

 

 

 

 

 

 

 

 

 

 

 

 

 

 

 

 

 

 

 

 

 

 

꽃을 찾아 다니다보면

찾는 꽃만큼이나 많은 사람들과 스치게 되는데요

그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곤 합니다

 

없는 시간 쪼개서 꽃이 보고 싶어서 나선 사람도 있고

남들이 장에 가니 거름지고 따라간다고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나선 사람에

사진은 관심 없고 배낭에 호미 넣어서 오는 사람 등등

 

 

사진을 위해 오는 사람들 중에도 여러 부류가 있는데요

꽃을 사랑해서 오는 사람이 당연히 많을 거라고 믿고 싶지만

의외로 꽃에 대한 탐욕으로 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말로는 꽃을 사랑한다고 외치지만

그들의 행동이나 과정을 보면 그건 결코 꽃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는 거죠

그저, 본인의 탐욕을 사랑이라는 단어 뒤에 숨겼을 뿐...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람들을 모아서 출사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들은 우리 식물들의 생태나 보존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금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실제 그들이 자생지 훼손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좀 더 나은(?) 사진을 얻겠다고 주변의 다른 식물을 깡그리 제거하고

사진이 지저분하게 나온다는 이유로 묵은 잎을 제거하거나 뿌리가 드러날 정도로 파헤치고

멋진 배경의 사진 찍겠다고 꽃을 캐다가 옮겨서 찍고...

 

 

문제는 그런 행동이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꽃 하나 더 얻어 보겠다고 그걸 묵인하고 애써 외면하는 동행자들입니다

과연, 누가 더 잘못일까요?

 

그렇게 해서 찍어온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그런 사진을 보면서 전혀 양심의 가책조차 못 느낀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고 아주 천한 탐욕일 뿐입니다

 

 

사진 구도상 어쩔 수 없어서 꽃을 가리는 낙엽 하나 치우는 거

그 조차도 그 꽃에게 미안해서 마음으로나마 사과하는 내가 바보일까요

그들은 나더러 융통성 없는 놈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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