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과 여러해살이풀 나도제비란
야생화를 하다보면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다지 아쉬울 것 없는 경우가 있는데
얘는 작년까지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올핸 이 아이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풍성한 자생지에서요
그래서 안테나를 세우고
정 안 되면 2011년에 봤던 그 높은 산이라도 올라서 확인을 하려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내 안테나가 통하는지 여길 알게 됐습니다
참 힘들게 만났습니다
대략적인 위치를 알고 갔고 다른 경우엔 얼추 찾아내는데
이번엔 길도 없는 엉뚱한 곳을 수없이 헤매고...
다른 경우였다면 진작 포기했을 상황인데
이날은 그 산을 아래위로 옆으로 몇 시간을 헤매고 다녔지만
온몸에 긁힌 상처만 남기고 못찾았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며칠 강행군에 몸은 완전 파김치고
오늘은 나랑 인연이 아니구나... 결국 발길을 돌려 하산을 시작했는데
꼭 봐야하고 자생지를 알아야할 이유가 있기에 마음을 다잡아 다시 올랐습니다
그 산 자락 중 한군데 안 둘러본 계곡
그 가파른 계곡을 오르며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과 꽃... 사람과 사람... 인연...
내 삶에
사람이 있고
꽃이 있고
내게
사람은 무엇이며
꽃은 무엇인가
다녀와서 알았습니다
그렇게 힘들여 그 산을 오르내리고 가로 지르며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요
굳이 얘를 찾으려고 그럴 필요 전혀 없었다는 것을요...
그렇지만 그 순간은 행복했습니다
뭔가를 위해서 움직일 수 있는 열정이 아직 내게 남았다는 거
그 열정이 결과를 낳았다는 거
하지만
품어가 반길 이 없으니
삶이 다 그런...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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