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벚꽃 구경하던 날

[경화역 - 2011 04 11(이하 같음)]

오늘 제 딸아이가 31살이 되는 날입니다

이젠 딸아이라고 하기엔 좀 징그러운 나이가 됐고

더구나 지금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갓난아이 때 몸이 안 좋아서 두 번이나 수술을 시켰고

담당 의사가 첫 수술 후 재발했을 때 거의 살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걸

그 의사 멱살을 잡으면서까지 안 해주겠다는 두 번째 수술까지 하면서 살렸었는데

그 아이가 벌써 두 아이의 엄마라니... 참... ㅎㅎ

부모 입장에서 어느 자식인들 안 소중하겠습니까마는

제 아들은 5대독자지만 이 아이는 5대만에 처음 태어난 딸입니다

태어나 일주일 만에 첫 수술을 받았는데 설상가상으로 애 엄마도 몸이 안 좋아서 입원 중이었고

결국 병원에 있었던 두 달 동안 나는 하룻밤도 제대로 잔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오기로 버티며 내 손으로 똥오줌 받아내며 살린 아이지요

인큐베이터 앞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안에 손을 넣어 조막만한 아이 손을 살며시 잡고 있으면

오줌을 누거나 할 땐 신기하게 느낌이 오더군요

해마다 온갖 꽃들이 만발할 때

딸아이 생일이 오고 생일맞이 꽃구경을 다니곤 했었는데

지금은 결혼해서 캐나다에서 살고 있으니 지 신랑이 알아서 챙기겠죠

추운 동네라서 꽃이 피는진 모르겠지만요

작년에 처음 진해에 있는 경화역을 가봤습니다

갈 때까지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역 이름을 보니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아이 이름이 경화거든요... 조 경 화^^

올해도 일찌감치 창원 쪽 이웃 분들에게 공갈협박을 해댔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씨 좋은 미소와님이랑 친구 분들 그리고 청계님께서 제 공갈협박에 못 이겨서 데리고 가주셨습니다

아마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그러셨을 듯... ㅎㅎ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다니긴 했지만 은근히 강행군이었습니다

내수면연구소 - 여좌천 - 경화역 - 안민고개 - 장복산

하루에 5곳 출사는 역사에 없던 일인데...

이 자리를 빌어 그날 함께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데

맛있는 식사대접에 친절하게 자세한 설명과 넉넉한 정을 나누어 주신

미소와님 양여사님 박부인님 그리고 청계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온종일 꽃향기에 취한 하루였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미소와님께 꽃몸살 나겠다고 했을라구요

자축하는 의미로 좀 많지만 그날 담아온 사진 왕창 올립니다

제가 야생화 사진도 그렇지만 풍경 쪽 사진은 정말 자신 없습니다

그래서 왕창 올려서 하나 건지자는 얄팍한 심보도 포함 돼 있습니다

그나저나 그날 신세진 분들에게 뭔가 보답을 해야겠는데...

이럴 땐 머리 나쁜 게 은근히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ㅋ

건강하세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 - 내수면연구소]





*****


[꽃비 내리던 여좌천]


[병아리들 소풍 나와주시고]




*****

*****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






'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불복 동네  (16) 2011.04.22
목련에게 시비걸기  (23) 2011.04.19
동강  (36) 2011.04.07
헛소리  (22) 2011.04.03
시절이 하수상하니...  (18) 20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