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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과 여러해살이풀 산작약
산에 산다고 지은 이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야생의 작약은 전부 산에 사는 것 같은데 왜 이 아이에게 산작약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이름이야 아무러면 어때요... 예쁘면 되죠
한자리에서 여러개를 만났는데 활짝 핀 녀석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상하다하고 자료를 찾아보니 여느 꽃처럼 완전히 벌어지지 않는다네요
그나마 이 정도면 많이 보여주는 건가 봅니다^^
분홍색이 섞인 붉은색 꽃이 피며 지름은 4 ~ 5cm 정도이며
암술은 3 ~ 4개이고 수술은 상당히 많으며 노란색 꽃밥은 길이가 5 ~ 7mm 정도입니다
나무 밑 그늘을 선호하는지 다들 숨어서 빼꼼~ 까꽁~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며
국가단위 멸종위기종 2급입니다
☆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꽃친구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열어보니 사진이 한 장 왔는데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사진
열어보니... 산/작/약... -_-
사진을 보냈다는 건 위치를 가르쳐 주겠다는 뜻인 걸 알면서도
좋게 말 할 때 지도 보내라고 공갈협박을 했더니
카톡이랑 전화로 상세히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워낙 귀한 아이라서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했으나
알려준 곳을 가자마자 너무 쉽게 찾았고 뭣보다 개체수가 상당히(?) 많았으며
꽃봉오리부터 씨방까지 산작약의 전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참 고마운 꽃친구입니다
내가 땡깡 부리지 않아도 내게 필요한 꽃이다 싶으면 슬며시 알려주고
나더러 뭘 가르쳐달라는 이야기는 거의 안 합니다
제법 오랫동안 야생화를 하다 보니
이래저래 많은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숫자만큼 여러 인격을 대하게 되는데요
차마 여기에 쓰기 뭣한 정말 별별 인간들도 있습니다
가장 짜증나는 유형 두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첫째는 야생화고 자생지고 개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지가 대단한 전문가인양 거들먹 거리는 유형
둘째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보다 꽃을 더 우선해서 이해관계나 득실을 따지는 유형
의외로 첫 번째 유형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대구 인근 B산에서 흔해빠진 매자나무과 꿩의다리아재비 무더기를 찾아 놓고 백작약 자생지 찾았다고 허풍 떨던 어떤 여자
정작 본인은 백작약 그림자도 못 봤으면서... -_-
두 번째 유형은 뭐랄까... 상당히 불쾌한 중생인데요
지가 아는 건 최대한 숨기고 남이 아는 건 어떻게든 알아내려는 부류... 한마디로 정말 싸가지 없는
야생화 쪽에 좀 알려진 인간들 중에 의외로 이런 싸가지가 좀 많습니다
두 번째 부류 중에 제가 개인적으로 반경1km 라는 별명을 붙여둔 인간이 있는데요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척 자생지 위치를 알려주긴 하는데 정작 가보면 없습니다
지는 상대방을 끌고 가서 꽃 앞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서...
제가 누군가에게 자생지를 물어본다는 건
제가 사는 곳에서 상당히 먼 낯선 자생지거나
너무 귀해서 그야말로 반경 5m 정도로 정확해야 찾을 수 있는 꽃이 대부분인데...
지 딴엔 가르쳐줬다고 생색을 내는데
정작 그 설명대로 가보면 그 위치 여건이 이미 그 꽃이랑 안 맞는 경우가 태반이고
나중에 알고 보면 거의 그 산에 있다 정도니 제가 반경1km라고 별명을...
옛말에
길을 가다 보면 소도 보고 중도 본다고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누군가에게 소일까요 중일까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