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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주말 헛소리

[청계님~ 뭐하세요~ - 2011 05 04]

[태백산 출사 마지막 컷]

이끼...

저처럼 야생화에 맛이 간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동물보다 덜 진화한 게 식물이고 식물 중에서도 어쩌면 가장 하급에 속하지만

그들에게도 종족보존의 철칙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주어진 여건이 어떠하건

제 임무를 수행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걸

산에서 그들의 삶을 엿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폭우에 휩쓸려갈 개울에서도

이내 다가올 여름에 말라버릴 바위 위에서도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종족보존을 향해 쉼 없이 노력하는 그들

하찮다느니 하급이니 나의 잣대로 망발을 늘어놓는 지금 이 순간

이 순간에도 그들은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고 있겠지요






*


산다는 것

그리고 죽는다는 것...

우리 인간만 해도 이 땅에 넘치고 넘칩니다

그 넘치는 수많은 인간 중 하나인 나...

내가 이 땅에 온 이유는 무엇이고

내가 이 땅에 왔다가면서 해야 할 소임은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가 그걸 안다면 마음의 갈등이 왜 있을 것이며

내 삶에 무슨 걱정과 고민과 번뇌가 있을까 백팔번뇌는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릴까 싶지만

한편으론 그걸 다 안다면 무슨 재미로 무슨 스릴로 살까 싶기도 하고...

카메라 들고 산으로 바다로 간다는 거

(아... 바닷가에도 야생화 엄청시리 많습니다 -_-)

사진을 찍는다는 거 이게 내게 무슨 의미일까를 늘 생각하곤 합니다

출사를 위해 장거리를 오갈 때마다

그 오가는 길엔 나의 그런 생각들이 지저분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인생사 대부분이 그러하듯 정답도 없는 부질없는 생각의 찌꺼기들...

언제부턴가 부쩍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블로그에서 늘 웃고 있는 海心

그렇지만 그게 진정한 나의 참모습은 절대 아닙니다

모든 블로거들이 다 그러하듯...

실상에서도 그렇습니다

웃으며 산다고 다 행복한 사람이 아니고

허구한 날 운다고 그 사람의 삶 전부가 불행한 게 아니듯...

언제 어디서건 간에

야생화 곁에 있으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내가 이 땅에 존재하지 않아도 이 아이들은 지금처럼 피고 지고 또 피겠지...

대단하다고 내가 세상의 최고라고 자부하는 우리 인간

그렇지만 조금만 되돌아보면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선 어느 산 한 귀퉁이에 잠들어 계시고

우리 부모님께서도 당신의 부모님 곁으로 가실 것이고

우리도 잠시 머물다 가는 게 삶이지요

끝을 모르면 겁이 없고

끝을 짐작할 수 있을 땐 겁이 납니다

그렇지만 그 겁이 나를 좀 더 겸손하게 만듭니다

허리에 찬 삶의 쌈지가 세월로 가득 차 그 무게가 무거워져 늙으면 허리가 휘지만

말이 가득 차 무겁고 탁했던 머리는 세월의 바람으로 맑게 비워지는 것

그래서 어지간한 충격엔 노망처럼 웃을 수 있는 것

이게 나이를 떠난 늙음의 특권이 아닐른지요

훗날 내가 죽어 어느 산 귀퉁이에 묻혔을 때

봄맞이가 피고 개불알풀이 피고 양지꽃이 피면 얼마나 좋을까요

손떨림방지 잘되는 똑딱이나 하나 넣어달라고 할까봅니다

귀신들 나라에도 블로그가 있는 진 모르겠지만... ㅎㅎ





*


Il Divo

제가 아주 좋아하는 4인조 팝페라 그룹입니다

[팝페라]

팝(pop)과 오페라(opera)의 합성어로,

1985년 키메라(Kimera:한국명 김홍희)가 발표한 앨범 〈더 로스트 오페라(The Lost Opera)〉에 대해

프랑스 일간신문 《르몽드》에서 "한국에서 온 팝페라의 여왕"이라고 소개하면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1997년 미국의 유력 일간신문 《워싱턴 포스트》에서 사용하면서 대중화되었다.

흔히 유명한 오페라에 대중적인 팝 스타일을 가미해 부름으로써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을 일컫는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크로스오버 음악의 한 줄기라고 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고유한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출처] 팝페라 [popera ] | 네이버 백과사전

일 디보(Il Divo)는 스위스 프랑스 미국 스페인의 4명의 남자가 모여서 2004년 영국에서 데뷔한 그룹으로

3명의 테너와 1명의 바리톤으로 이뤄졌는데 아주 감미로운 음악성이 특징이며

이들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특히 이탈리아어로 부른 앨범이 아주 감미롭고 좋더군요

마음 같아선 이느마들 음악으로만 배경음악을 넣고 싶은데

파란 음악가게에 음악이 다양하지도 못하고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는 속담도 있고...^^

집에서 사진작업이나 글을 작성할 때

좌우지간 컴을 켜면 늘 이느마들 음악을 틀어놓습니다

장거리 이동이 많아서 차에서도 듣고 싶은데

제가 사용하는 음악 다운 사이트에선 방식이 달라서 이느마들 건 차에선 작동을 안 하더군요

이느마들 음악 다운 받으려고 거금주고 가입을 했는데... 문디... -_-

아무래도 이느마들 CD를 사야할까 봅니다

살짝 반칙을 하면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던데

자타가 인정하는 맞습니다... 자만 인정하고 타는 인정 안 하는 워낙 준법할배라서... ㅋ

사실 그걸 할 줄 모릅니다 -_-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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