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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창(窓)

[2011 06 26]

한자에 안(安)이라는 글자가 있습니다

편안할 안인데 한자는 상형문자 즉 모양을 형상화한 문자이지요

안(安)이라는 글자는 여자가 집안에 있어야 편안하다는 의미인데 요즘 시류엔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장대비가 마구 퍼붓는 날

역마살 도진 놈이 차 끌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막상 나갔지만 그 빗속에 어디 가서 사진 질을 하겠습니까

팔공산 쪽으로 가다가 비가 오니 어디 실내에서 사진 찍을만한 곳이 없을까?

왜 없겠습니까... 방/ 짜/ 유/ 기/ 박/ 물/ 관... 짜잔~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방짜유기로 유명한 경기도 안성에서 나왔을 정도로

방짜유기 하면 안성이 유명하지만 대구지방에도 방짜유기가 있었나 봅니다

방짜유기는 놋쇠를 두드려서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만드는 것을 이르는 용어입니다

여기 가끔 놀러갑니다

입장료나 주차비를 안 받아서 좋고

실내에서 플래시 사용해서 사진을 찍어도 괜찮아서 좋고

예전엔 있었던 커피 자판기가 없어져서 안 좋고

뭐 그런 곳입니다^^

플래시를 이용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가끔 들립니다

그리고 이날처럼 비오는 날 사진을 찍고 싶을 때도 정말 안성맞춤입니다

그럼 여기랑 안(安)이랑 뭔 상관이냐...

태풍 메아리가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 안 새는 튼튼한 박물관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데

세상 천지에 이만한 안(安)이 또 있나요 -_-

하긴 뭐... 주차장에서 실내까지 오가면서

카메라에 배낭에 우산을 썼지만 맞을 비 얼추 다 맞긴 했습니다만...^^

나이를 먹으니 역시 한 박자 느려집니다

봄은 한참 전에 지났고 가을은 아직 멀었는데

왜 이 삼복더위에 마음이 싱숭생숭 할까요 ㅎㅎ

실내에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자니 유행가 가사도 몇 개 생각나고

커피 자판기가 없어진 바람에 밥통도 허 해지고

너무너무 슬픈 나들이였습니다

그래서 슬픔을 달래려고 아구아구 먹었다고 쓰려고 하니

이놈의 환상적인 건망증이 불과 며칠 전인데 그날 점심 메뉴가 생각이 안 납니다

그래서 새벽부터 또 마구마구 슬퍼집니다 ㅎㅎ

문디...

이젠 수전증에 감정까지 흔들리니 세상 다 살았나 봅니다

장마철엔 뽀송뽀송한 게 최고죠

그래야 식중독도 예방할 수 있구요

아무쪼록 안(安)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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