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7 24]
난초과 여러해살이풀 타래난초
어쩌면 난초과 중에서 번식에 가장 성공한 녀석이 아닐까 합니다
어지간한 산에선 거의 만날 수 있는 녀석이며
도시에서도 어렵잖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흔한 녀석을
번호 붙여서 올릴 녀석이 밀려 있으면서 왜 또 올리느냐...
제가 자주 가는 산에 이 녀석이 흰색으로 피는 곳이 있습니다
일전에 이제 올라왔나 (이 산은 유난히 꽃들이 늦게 핍니다)하고 가봤더니
어떤 놈(혹은 년) 소행인지 흰꽃이 피는 녀석만 골라서 파갔더군요
대충 세보니 구덩이 수만 이십여 군데...
무리지어 피는 녀석이니 족히 50포기는 사라졌을 것 같은데
이번에 가보니 그나마 몇 녀석이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있더군요
그렇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흰꽃은 안 보이구요
알뜰하게 파간 걸 보니 분명히 아는 놈(혹은 년)의 소행인데
그래... 그거 파가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나한테 욕 쳐드시니 만수무강하시겠네요?
일전에 복주머니란 찾았다고 너무 좋아서 만세 삼창까지 했건만
채 씨앗도 여물기 전에 어느 놈(혹은 년)의 소행인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최근에 들은 소식으로는 제주도가 아닌 본토 모처에 유일하게 있던 지네발란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고
도대체 대한민국엔 도둑놈이랑 도둑년만 사는 겁니까?
야생화에 관심이 없으신 분이나
자연보호에 관심이 없으신 분이 생각할 때
그 풀이 산에 있으나 가정집에 있으나 그게 뭔 상관이냐고 하시겠지만
그리 따지면
니 재산 느그 집에 있으나 우리 집에 있으나 마찬가지 아니냐?
내가 이렇게 말하면 입에 거품 물고 미친년 널 뛰 듯이 방방 뛸 거죠?
니 재산은 니가 죽을똥 살똥 노력해서 모은 것이고
야생화는 자연이 온 힘을 다해 키워낸 소중한 우리 모두의 재산입니다
어느 개인이 함부로 소유할 게 아니란 말입니다
천지삐까리로 흔해 빠진 거 하나 캐오면 어때?
라고 하시겠지만 복주머니란도 예전엔 천지삐까리였고 풍란도 남해안 바닷가에 천지삐까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멸종위기종이 됐고 우리 후손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발 산에 삽이나 호미 들고 가지 맙시다
어떤 꽃이 정말 미치도록 예쁘면 차라리 그냥 꽃만 꺾어서 가져가세요
줄기랑 뿌리를 남겨두면 내년에 다시 꽃을 피울 수라도 있잖아요
오죽 답답하면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제가 아는 사람들
그리고 블로그 제 이웃 분 중엔
절대 그렇게 무식하고 싸가지 없고 전직이 의심스러운 놈(혹은 년)은 안 계실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제가 만약 죽기 전에 야생화 사진을 그만둔다면
그건 이런 현실에 일조했다는 자책감과 그런 놈(혹은 년)들에게 환멸을 느껴서일 겁니다...
어제 전국적으로 엄청난 비가 왔다고 그러네요
인명 피해도 많고... 난데없이 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웃님 댁엔 아무쪼록 피해 없으셨길 빕니다
대구는 비가 전혀 안 왔는데...
저 지금 어디 멀리 갑니다
만약 비 오면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ㅋ
이웃님 댁은 다녀와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도둑놈 (혹은 년)은 빼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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