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가는 길
가창댐 울타리를 감싸는
넝쿨장미 군집(群集)
구천동 가는 길
김천 고갯길을 물들였던 그들
내 사는 곳
대학촌 울타리
화훼단지(花卉團地) 기찻길 가
개나리 땅을
진달래 땅을 빼앗았던 그들
그들은 끝났다
주인공이 퇴장한 무대(舞臺)
이제 관중(觀衆)도 없다
조명과 박수를
난데없는 외래종에게 물려준
태초(太初)의 이 땅 지킴이
잡초 잡화
그들만의 씁쓸한 뒷풀이만
흩뿌리는 여름장마에 젖고 있다
장미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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