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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다녀오겠습니다



[너의 소망은 무엇이더냐...]

내일 오후에 입원을 합니다

입원실에서 하룻밤 뒹굴다가 10월 1일 아침 8시부터 수술을 한다고 그러네요


내 혈액형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놈이

지금껏 몸에 칼을 댄 건 흔히 말하는 [붕알 까는] 수술이 까짓이었는데

드디어 그럴듯한 병원놀이를 하게 생겼습니다


내가 암이란 걸 알고 나서 지금까지 석달 남짓

나 아닌 어느 누구에게도 내 심정을 이야기한 적 없고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태연하게 지냈지만

나도 사람인 것을요...


수술...

그건 어쩌면 내가 이 병과 싸움을 시작하는 첫 번째 관문이 아닐까 싶네요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는 건 거의 기정사실이고 어쩌면

말문이 닫힐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말문이 닫힌다...?


그럼...?


내 마음은 어떻게 표현을 할 것이며

세상을 향한 내 생각은 또 어떻게 알리죠...?


몇 번을 생각해도

블로그랑 사진이랑...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고 그걸 언어로 표현코자 애쓸 필요 없이

마음의 언어인 글과 내 마음의 그림인 사진

그렇게 살면 되겠네요


다행이 말문이 뚫린다면 그건 덤이려니 감사하면 될 일이구요



상태가 불량한 환자라서

그날 수술 일정은 나 하나뿐이라네요

아침 8시부터 오후 4~5시 정도 예상하는데 더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퇴원은 빠르면 열흘이고 예상은 보름이고 수술 결과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의사에게 일정을 들으며 문득

[그럼 자네들은 점심 못 먹겠네...]라고 묻고 싶었습니다

담당교수 젊던데... 설마 배고파서 손 떨진 않겠죠?





결과가 안 좋아서 말문이 닫히더라도 한마디는 꼭 하고 싶습니다






[사랑해] 라고...






다녀오겠습니다





















지난 8월 22일 지겹도록 내리던 장마 중에 잠깐 햇빛이 비친 팔공산에서 찍었습니다

중간에 까만 열매는 [까마중]이고 대부분 [크로스필터]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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