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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샐리의 법칙(Sally''s Law)



[직지사 초입에 있는 공원]

간단하게 말하자면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의 반대니까

매사가 실타래 꼬이듯 꼬이는 게 머피의 법칙이라면

신기하리만치 매사가 순조로운 걸 샐리의 법칙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불과 한 달 여 전에 암 수술을 받은 놈이

뭔 뚱딴지같은 샐리 운운 하느냐...

암 수술을 받는 전날까지가 나에게 머피였다면

수술을 받은 날부터 신기할 정도로 나에게 좋은 일들만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성대 한쪽 기능불가가 99%고 말을 전혀 할 수없는 상황도 반반 정도라고 했는데

기적적으로 발성(發聲)에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둘째,

일반적으로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 후엔 퇴원 시 호르몬제 처방을 하는 게 정상인데

내 경우엔 외과가 아닌 이비인후과 교수가 집도를 한 탓에 그 처방이 생략이 됐고

10월 24일 다른 병원으로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이첩이 되고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은 탓에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위한 준비기간이 당겨졌고

셋째,

처음엔 내년 1월로 방사성요오드를 위한 입원 날짜가 배정이 됐는데

11월 7일에 입원실 하나가 비었고 수술 다음날 새벽부터 병원 복도를 죽어라 걸어 다니며 운동을 한 덕분에

회복 속도가 남들보다 월등히 빨라서 수술 후 불과 38일 만에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게 뭔 대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암 수술을 받고 다음 처리 과정에 들어가는 내 입장에선

하루가 일반인의 한 달 보다 더 절실한 시기인 거죠

만약,

10월 24일이 수술 후 첫 내원(來院)일이 아니었다면

그날 오후 늦게라도 이첩된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그 병원 접수처 직원이 핵의학과로 이 시간에 접수를 하나 받아도 되겠냐고 확인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 병원에 도착하기 직전 11월 7일 예약 하나가 취소되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게 마치 드라마 극본처럼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11월 7일

[갑상선 암 수술 후 고용량방사성 요오드 치료]라는 긴 이름의 절차를 거칠 수 없을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어제

그동안 28만km남짓을 잘 달리던 내 차가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유인즉슨 배터리가 완전 방전이 된 거죠

내일 새벽 5시 30분에 전남 보성 녹차 밭에 번개 맞으러 가야되는데

만약 내일 새벽에 그렇게 됐다면...

물론,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도 있는 일들입니다

세상사 모든 게 따지고 보면 우연의 연속이기에 우리는 [운명]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는 게 아닐른지요

어쨌거나 최근의 나에게 이렇듯 삶의 대부분이 톱니바퀴처럼 맞아줌에

지난번 글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나는 행복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희멀건 풀 반찬 한두 가지로 밥을 먹음에도 토실토실 살이 찝니다요^^;

건강하세요













EOSEOS 1D MarkⅡN + EF 28-300mm f/3.5-5.6L IS USM

EOS 1D MarkⅡN + EF 16-35mm f/2.8L U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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