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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친구


[오늘의 주제 빨강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차림 - 바르게삶님 반쪽]

친구...

그 정의가 뭘까요?

평소에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정작 이 단어의 의미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 내가 다닐 땐 초등학교였지만 - 시절엔 친구라는 단어보다

동무라는 단어가 주로 쓰였었는데 북한 관련 영화가 나오면서부터

동무는 왠지 좀...

[친구 = 동창]이라는 공식이 가장 보편적인 것 같습니다

즉, 동년배의 사람이 친구라는 거죠

유교사상이 아직은 우리의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는 탓도 있을 것이고

그로인해 상하의 관계가 존재하는 우리네 사회적 체계 하에서

여차 잘못하면 [버르장머리 없다]는 낙인이 찍히는지라

몇 살만 많아도 깍듯이 대하곤 하지요

나이차에 대한 예의는 분명히 존재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예의는 갖춰야하지만 경직된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겁니다

인간관계에선 나이를 떠나 서로 간에 예의는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입니다

어린 사람이 함부로 하는 것만큼

나이가 많다는 것 하나로 상대방에게 함부로 하는 것도 목불인견(目不忍見)이거든요

블로그를 몇 년 하다 보니

많은 블로거들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생기게 되고

그 인연은 어찌 보면 갓 찧은 나락과 같아서 쌀과 등겨가 뒤엉켜 있지요

체를 거치며 진정한 쌀이 탄생하듯 수많은 인연들 중에서

진정한 인연 즉, 친구가 생기게 되니

그 친구는 남녀노소 불문이지요

흔히, 부모에게도 못하는 이야기를 친구에겐 한다고 합니다

설마 그러랴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그게 정말이더라는 겁니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10월 1일 암수술을 받을 때

그 사실을 가족들에겐 밝히지 않고 혼자 모든 과정을 처리(?) 했습니다

그렇지만 블로그 친구들에겐 이야기했지요

지난주 금요일

완도에서 대구로 올라오고 있을 때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할배] 여보세요?

[찬밥] 어디세요?

[할배] 대구 가는 중이다 왜

[찬밥] 이번 주말에 뭐하세요?

[할배] 글쎄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찬밥] 혹시 좋은 계획 있나싶어서 전화했습니다

[할배] 할 일 없으면 대구 놀러오렴

[찬밥] 생각해보고 다시 전화 드릴께요

지난번 식이요법 기간 중에 일부러 백김치 담아서 보내준 게 기특해서 점심이나 대접하려고

바람도 쐴 겸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화상이

조선 팔도에 흩어져있는 [독수리 오형제]들께 전화를 했더란 말입니다

마산 계시는 청계님 내외분만 일이 있으셔서 불참하시고

서울 사는 산비탈 아우는 제수씨 친정에 김장하러 가셨음에도 불구하고 달려오고

전주 사시는 바르게삶님 바람처럼 달려오시고...

삼십대부터 오십대까지

이십년 이상의 나이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여서 사진 찍고 밥 먹고 웃음을 나누는

이 인연을 어찌 친구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인연에 어찌 나이 운운 하겠습니까...

누군가의 초청에 다들 바람처럼 새벽을 달려 모이는 친구들

항상 그들이 기다려지고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런 게 세상사는 재미 아닐른지요?

그대...

친구가 있으십니까?


건강하세요















EOS 1Nhs + EF 28-300mm f/3.5-5.6L IS USM

이번 출사엔 처음으로 필름 카메라만 들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제 버릇 x 못 준다]는 속담처럼 셔트 남발하는 습관은 여전해서

36장짜리 필름 8통을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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