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영원이 있을까...]
하야(夏夜)
海心조영오
내 한숨 老母 한숨 홑이불을 적실 때
멀리서 짖는 개는 무엇을 쫓음일까
아서라 망할 똥개야 오던 잠도 쫓겨간다
여름밤 짧다하나 잠든 적에 이야기고
눈알이 충혈 되면 동지섣달 못잖다
바람도 아니 불세라 야속하다 夏夜라
건넌방 불 꺼졌나 베개너머 살피니
불이야 꺼졌지만 한숨 소리 여전하니
오늘 밤 지새는 것은 어머니와 不孝子
오늘이 2년 전 돌아가신 아버님 생신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부엌에 물 마시러 가보니 작은 양푼이에 미역이 담겨 있습니다
울 엄마 아마도 아침에 미역국을 끓이시려나 봅니다
어제 마산 산소에나 가시자 했더니
[한달 있음 너거 아부지 제산데 그때 가자]고 하시더군요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이맘 때 쯤이면 많이 힘들어하시는 울 엄마
열아홉 꽃 같은 나이에 시집오셔서
오십대 중반을 바라보는 아들을 둔 세월을 함께 하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나 버린 지아비이기에
그 허전함이 오죽할까... 짐작은 하지만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기가
못내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길어야 백년
이 세상에 영원함이 있을까마는...
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