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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사진)

대구수목원 [보라]


[야생화는 아니지만 참 예쁩니다]

꽃을 사진으로 옮기는 거

재미는 있는데 결코 쉬운 건 아닌 듯 합니다

수목원이나 식물원처럼 한정된 장소에 많은 개체가 있으면 그나마 발품은 덜 파는데

행여 야생화 출사라도 가는 날이면 고생은 따논당상이지요


몇 해 전

[고양]인가요 꽃박람회가 열리는 곳

그 당시엔 꽃사진이면 무조건 꽃을 적나라하게 보이도록 찍으면 [짱]인줄 알고

막무가내로 초접사를 해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차츰 꽃사진을 찍다 보니

무조건 [들이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 즈음

꽃사진을 찍는 회수와 비례로 고민도 늘어갔습니다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속담도 있듯이

꽃에서 조금만 떨어지니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으니

그게 바로 [구도]입니다


그 당시엔 지금 사용하는 카메라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카메라인지라

중앙측거점이 아니면 핀이 정확하질 않아 주변측거점은 아예 사용할 엄두를 못 냈던지라

무조건 중앙측거점만 사용하다 보니 구도는 아예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한발 물러서면 꽃이 주변 풍경에 포함이 되고

고로 극한의 선예도도 별 필요가 없게 되고...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그렇지만 꽃사진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구도와 세부적인 묘사 사이에서 우왕좌왕 하고 있습니다


찍을 당시엔 [이만하면~]하고 돌아오지만

집에 와서 열어보면 내가 얼마나 자만에 빠져 셔트질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이내 [그나마 흔들리지 않은 게 어딘데]하는 자기도취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니 사진은 늘 [내공제로] 수준이고...


요즘은 아예 [다음]이라는 아주 얍삽한 핑계를 찾았습니다

[다음에 더 잘 찍으면 되지]


하기사, 그나마 다행인 게

내가 사진으로 밥 먹고 사는 직업이 아니라는 거


그랬다면 가게 여러번 부서졌겠지요^^;



내일 고창에 있는 [선운사]랑 [학원농장]에 갑니다

꽃무릇이랑 메밀꽃 찍으러...


생각은 훤합니다


꽃무릇은 덩치는 크지만 꽃잎이랑 꽃술이 갈라져있고

메밀꽃은 꽃은 아주 작지만 뭉쳐서 피고


그러니까 렌즈는 어떤 것으로 하고

조리개는 어느 정도로 하고

화각은 어떻게 하고...


그런데 생각만 훤합니다

생각이랑 결과물은 전혀 별개거든요


또 한가지 훤한 게 있는데

보나마나 그곳에 가면 지금의 생각은 까맣게 잊고

그저 나 혼자 좋아서 마구 셔트질만 해대다 올 겁니다

그리고 돌아와선 또 후회를 할 것입니다


이번엔 또 몇 장이나 찍어댈지...


찍을 땐 앞뒤 생각도 없이 마구 찍어대고

돌아와서 리사이즈 할 땐 속으로 [18 18 18 18...]하는

세상에 이렇게 미련하고 불쌍한 중생이 또 있을지...


아예 메모리카드를 1기가짜리 하나만 갖고 갈까요^^;




건강하세요



































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


EF 180mm f/3.5L Macro U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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