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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사진)

복주머니란

 

 

 

 

 

 

 

 

 

 

난초과 복주머니란속 여러해살이풀 복주머니란

 

 

 

이론적으로는 제주도와 울릉도(옛날엔 있었다함)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실제로 전국 여러 곳에서 만나기도 했지만 개체수는 아주 적으며 그조차 점점 더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펜스를 치고 cctv 설치를 하고 자물쇠로 잠가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털복주머니란도 싹쓸이를 당하는 판에 산이나 들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야생화들이야 어떤 아이라고 그 삶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이름은 꽃의 생김새에서 따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명보다 개불알꽃이라는 이명이 훨씬 더 정겹고 살갑게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강원도에서 경남까지 참 많은 곳에서 이 아이를 만났는데요

 

내가 사는 곳이 백두대간에 해당하는 대구면서 야생화 만나러 다니는 곳 또한 대체로 백두대간이라서 그런지 지금까지 이 아이를 만났던 곳도 대부분 백두대간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해발 500미터를 기준으로 이하에선 숲속에서 이상에선 노출된 풀밭에 자생하는 아이라서 사진만 봐도 대충 어느 정도 높이에 자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아이를 처음 봤을 때 의외로 키가 작아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건 잎이 상당히 큰데 키가 작으니 뭔가 살짝 어색했지만 꽃이 너무 예뻐서 키가 어떻고 자시고 할 정신도 없었고 그냥 이 아이 앞에 철푸덕 퍼질고 앉아 한참을 바라보기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자리에서 3년을 본 아이가 없을 정도로 내년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가련한 운명을 타고난 미인박명(美人薄命)의 대표적인 아이입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국가적색목록 평가결과 : 위기(EN)

 

 

 

 

 

 

 

 

 

 

 

 

 

 

 

 

 

 

 

 

 

 

 

 

 

 

 

 

 

 

 

 

 

 

 

 

 

 

 

 

 

 

 

 

 

 

 

 

 

 

 

 

 

언제부턴가 새해니 뭐니 하는 것에 전혀 관심을 안두고 삽니다

 

2019년 2월 두 번째 암수술 받기 위해 침대에 실려 마취실에 들어갔을 때 [그래, 살만큼 살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로의 내 삶은 어쩌면 덤으로 얻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두 제거로 졸지에 벙어리가 됐지만 다 내 팔자소관이니 전혀 억울하지 않습니다

 

식도 이식으로 아직도 음식이나 물을 삼키는 게 매순간 스릴 넘치는 행위지만 이제 그 또한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중 하나려니 합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무대책으로 코로 음식이나 물이 역류하는 경우는 없으니 좀 더 산다면 점점 나아지겠지요

 

 

나는 어릴 때부터 새해 목표를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더더욱 그런 거 전혀 생각조차 안 하고 내게 2021년 1월 1일은 2020년 12월 31일 다음날일 뿐입니다

 

더더구나 지금의 내 처지에선 어차피 지키지도 이루지도 못할 목표일 게 뻔하니까요

 

 

 

작년까지 사용하던 글씨 색깔을 이참에 좀 바꿀까합니다

 

마음 같아선 블로그 디자인까지 확 바꾸고 싶지만 예전에 한번 건드리다가 왕창 망쳐서 정말 개고생 한 적이 있어서 그건 도저히 엄두가 안 나고 글씨 색깔이나 글씨체는 날마다 바꾸는 거니까 바꿔보려구요

 

그리고 작년까진 문헌적인 설명글을 올렸는데 올해부턴 뉴 페이스만 그렇게 하고 예전에 올렸던 아이는 설명글 생략하고 그 아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올릴까 합니다

 

 

 

올해도 3월에 국립암센터에 이런저런 검사가 예약돼 있고 보나마나 올해 1 ~ 2번은 더 검사를 받아야할 겁니다

 

하루라는 시간을 살기 위해 횟수를 다 기억하기조차 힘들만큼 많은 약을 먹어야하는데 새벽에 눈떠서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참 지겨울 정도로 많은 약을 먹습니다

 

그나마 외과적인 약은 거의 다 생략했음에도...

 

 

 

 

나는 안하는 게 아니고 못하는 게 있습니다

 

말을 안 하는 게 아니고 못하기에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고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는 거... 이걸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않아도 내가 사랑한다는 거 알거라 믿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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