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과 미역취속 여러해살이풀 미역취
이 아이는 며칠 전에 올렸었습니다
며칠 전에 올렸으면서 왜 또 올리느냐고 하시겠지만 지난번 아이랑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종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옛날 중국의 어떤 엄마가 자식을 위해 밥 먹듯 이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그건 그만큼 환경이 중요하다는 건데 식물들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종이 어떤 환경에 뿌리를 내렸느냐에 따라 절대 같은 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겉보기에 전혀 다른 종처럼 보입니다
그 환경이 바닷가라면 더구나 바람 거세고 추운 동해안이라면 같은 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각적인 차이가 뚜렷해집니다
미역취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1미터에 육박할 정도로 곧게 자라는데 바람 심한 바닷가에선 어림도 없습니다
사실 이 아이는 바닷가에서 그리 흔하게 보이는 아이가 아닌데 비록 여러해살이지만 적응해서 살아남기가 녹록치 않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비록 한 뼘 남짓한 꼬맹이가 됐지만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남아 꽃을 피운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
* * * * *
[갈매기과 갈매기속 괭이갈매기]
지난주 수요일
예전에 완도 근무할 때 알고 지냈던 말동무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말을 못하니 전화를 받을 수 없잖아요
그 친구 나랑 나이가 동갑인데
나이만 동갑이고 그 외에 동질감이 전혀 없는 전라도 토박이와 경상도 토박이에
나는 상대적으로 키가 크고 호리한 편이고 그 친구는 키가 작고 통통한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은 거의 극과 극일 정도로 정반대였습니다
내가 완도에 숙소를 정하면서 우연히 그 친구가 운영하는 매장을 갔는데 완도에선 듣기 힘든(?) 경상도 사투리에 빤히 쳐다보더라구요
그때가 2003년 말이었으니 세상천지 무서울 게 없던 시절이라 나는 전혀 신경 안 쓰고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 했고
나중에 나더러 그러더군요
그 용기와 배짱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친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친구 부인이 요리 솜씨가 참 좋았습니다
머나먼 객지에 혼자 와있는 내가 불쌍했는지 퇴근 할 무렵이면 전화를 하곤 했습니다
둘이 소주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2007년 암수술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대구로 올라왔고
수술하고 입원해 있을 때 완도에서 대구까지 병문안을 와준 고마운 친구였습니다
작년 2월에 두 번째 암수술을 받고 목소리를 잃은 후
겉으론 내색을 안 하고 실없이 웃고 살지만 설마하니 내 속까지 즐겁기야 하려구요
그동안 알고 지내던 모든 인연 내 마음 깊숙이...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왜 미리 이야기 안 했냐고 섭섭하다고 화가 잔뜩 난 문자를 보내더니 잠시 후 미안하다고 순간적으로 너무 황당하고 뭔 이런 일이 있나 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그랬다고...
재삼자인 자기가 그럴진데 당사자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느냐고
다음날 완도에서 택배가 왔습니다
큰 박스에 전복을 가득 담아서 보냈는데 예전에 완도에서 둘러앉아 전복회랑 전복구이에 입가심으로 전북죽 먹던 기억이 문득 났습니다
친구가 그걸 기억하고 있다는 게 고맙고 우리 집 주소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내 육신의 부실함이 여러 사람 황당하게 만드나 봅니다
지금은 괜찮습니다... 아직은 버티고 실실 웃으며 살 여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또 칼질을 하자고 하네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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