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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애기앉은부채 그리고...

 

 

 

 

 

 

 

 

 

천남성과 앉은부채속 여러해살이풀 애기앉은부채

 

 

 

경기 강원도 지방을 중심으로 남부지방 몇몇 곳에 분포하는 아이로 자생지나 개체수가 상당히 희소한 편입니다

 

자생지 여건은 깊은 산 속 낙엽수 하부의 습윤하고 여름철에 시원한 곳을 선호하는 편인데 습도가 자생지 여건으로 중요한 요소인 것 같으며 경험상 저지대부터 고지대까지 고르게 분포합니다

 

기본종인 앉은부채에 비해 잎은 물론이고 꽃 크기가 훨씬 작다고 붙인 이름인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줄기가 없고 뿌리에서 잎이나 꽃이 곧바로 올라오는 형태입니다

 

잎은 엽병이 길며 난상 타원형이고 끝이 대개 둔하며 밑 부분은 심장저이거나 심장저 비슷하고 길이 10 ~ 20cm 너비 7 ~ 12cm정도로서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이른 봄 다른 식물이 움트기 전에 싹이 돋아 배춧잎처럼 큰 잎으로 자랐다가 6월이 되면 지상부가 사라지고 휴면에 들어갑니다

 

 

꽃은 길이 1 ~ 2cm 정도 되는 육수꽃차례 1 ~ 2개가 지면 가까이에 달리는데 꽃술을 중심으로 은은하게 금 같은 게 있는데 그 꽃술들이 각각 하나의 꽃 입니다

 

꽃차례는 검은 자갈색의 불염포로 싸여 있고(드물게 연한 녹색도 있음) 넓은 타원형이며 이른 봄에 나왔던 잎이 6월경에 없어진 후 두어 달 휴면기를 가진 후 8 ~ 9월에 피는(마치 상사화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른 봄에 피는 앉은부채는 꽃이 핀 후 잎이 올라오고 꽃을 감싼 불염포에 반점이 있어 시각적으로 구분이 되며 뭣보다 꽃이 훨씬 크며 피는 시기도 완전 다릅니다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

 

 

 

국가적색목록 관심대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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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 두 번째 암 수술을 받았는데 당뇨까지 있으니 건강은 엉망진창이고

 

온종일 배부를 정도로 온갖 약들을 먹어야하는 얄궂은 나날들을 보내다보니 여차하다간 몸이 정말 엉망진창이 될 게 뻔합니다

 

그래서 지난봄부터 나름대로 생각해낸 게 무조건 걸어 다니자입니다

 

 

그런데 날마다 무작정 걷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처음 며칠은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이런저런 얄팍한 핑계꺼리를 찾기 시작하더라구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집에서 절대 점심을 주지마라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목 넘김이 너무 힘들어 뭘 먹는다는 것 자체가 고역인지라 그나마 확률적으로 먹기 쉬운 것들을 찾아봤습니다

 

가장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건 죽이고 부드러운 칼국수 같은 것도 그냥저냥 먹을 만 한데 문제는 밀가루 음식이 당뇨랑 별로 안 친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갈비탕 곰탕 설렁탕 돼지국밥 굴국밥 같은 걸 시켜서 건더기는 남기고 국물에 밥 말아서 조금 먹는 거...

 

 

뭘 먹건 무조건 걸어서 다니는 게 개인적으로 정해둔 첫째 규칙입니다

 

갈 때 곧바로 가지 않고 일부러 빙 둘러서 가고 올 때도 다른 방향으로 빙 둘러서 걸어오는데 그럭저럭 하루에 최소 5km는 족히 걷는 것 같습니다

 

처음엔 정말 힘들어서 밤에 잘 때 다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으나 이제 그 단계는 지나간 듯 합니다

 

 

 

 

 

그럼, 저 지도는 뭐냐?

 

지도에 No 1 ~ No 5까지 번호가 있는데 산책 나갈 때마다 점심 식사 후 커피 사러 가는 가게 위치로 나름 단골집들인데 커피 사러 가면 직원들이 묻지도 않고 카페라떼를 줍니다(여름엔 아이스라떼)

 

예전엔 거의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이번 수술 후 밥을 제대로 못 먹으니 우유가 든 라떼를 마시면 그나마 몸에 좀 도움이 될까하는 얄팍한 잔머리...^^

 

 

번호는 단골이 된 순서인데 4번과 5번은 체인점이고 1 ~ 3번은 개인이 하는 자그마한 가게인데요

 

1 ~ 4번은 카페라떼 한잔에 2,500원이고 5번은 3,500원인데 4번은 빽다방이고 5번은 MASS Coffee고 내 입엔 4번이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5곳 다 적립카드에 도장을 찍어주는데 10개가 모이면 1잔 주는 건 다 아시죠?

 

 

 

유명 체인점에 비하면 가격은 훨씬 저렴한데 커피 맛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1번 2번은 젊은 남자 혼자 운영하는 가게고 3번은 젊은 부부가 아르바이트 두어 명이랑 교대로 근무하는 가게로 전부 테이크아웃 전용 가게입니다

 

다들 젊은 사람들이라 몇 번 갔더니 이내 기억을 하고 메모지에 안 적어도 주문이 자동입니다

 

 

반갑게 맞아주고 웃으며 인사를 해주니 너무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고마운 마음도 들고 가격도 너무 저렴해서 무조건 현금으로 지불하고 미리 잔돈까지 챙겨 다닙니다 (5번은 상대적으로 비싸니까 카드결재 -_-ㅋ)

 

사실 2,500원에 카드 내밀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단골 가게가 뭐 이리 많나 하실 수도 있겠지만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는 1번 2번에서 커피를 사서 들고 홀짝거리며 산보를 시작했었는데 1번은 일요일엔 장사를 안 하고 2번은 평일에도 문을 안 여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가게 논다고 입에 거미줄 칠 순 없으니 마지못해 자주 가는 식당 근처에 새로 단골집을 만든 겁니다

 

 

3번 근처엔 식당이 정말 많은데 특히 현대백화점 뒤편 염매시장의 죽집이 가장 자주 가는 식당이고

 

4번은 요즘처럼 추울 때 따뜻한 커피 한잔 들고 홀짝 거리면서 산보하기 너무 좋고 5곳 중에서 카페라떼가 가장 맛있는데 우유에 연유를 섞어서 만드는 것 같습니다

 

5번은 대구에서 가장 큰 서문시장에 식사도 하고(죽이랑 칼국수 파는 곳이 많아요) 장도 볼 겸 종종 가는데 거리는 가장 멀지만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밖을 다니면서 사람들이랑 부대끼다보니 느낌이 참 새롭습니다

 

최근 10여 년간 꽃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싸돌아다닐 땐 몸은 바쁘지만 정작 사람이랑 마주 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산보 다니는 게 낯설면서도 너무 좋습니다

 

 

3 4 5번을 자주가지만 3곳이니 아무래도 며칠에 한번 가게 되고 4 5번은 근무하는 직원이 여럿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고 잘 지내셨냐고 안부까지 물어주니 너무 고맙고 기특한 마음까지 듭니다

 

돌아서면 다 까먹는 건망증대마왕인지라 그들의 건강한 기억력이 너무 부럽기도 하구요

 

 

 

 

그들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바람 하는 게 있습니다

 

분명 그들의 가슴 속엔 미래를 향한 큰 꿈들이 있을 테니 부디 그 꿈들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람합니다

 

꼭 이루어지기를...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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