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화사 - 2011 01 06]
어제 올 들어 첫 출사를 갔었습니다
말은 거창하게 출사라고 하지만 오전에 팔공산 동화사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대구수목원 다녀온 후로 처음이니
한 2주 남짓 됐나봅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출사를 다녔는데
올 겨울엔 대구에서 만나기 힘든 눈이 몇 차례 왔음에도 첫 출사이니
역시 꽃이 없으니 슬며시 게으름이 나네요
다른 계절에 동화사에 가면
영락없이 진사님들 여럿을 보게 되는데
계절이 계절인지라 아무도 없더군요
고로, 이 계절엔 저만 게으른 게 아니다... 뭐 이런 이야기지요^^
제 경우 마땅한 출사거리가 없을 때 곧잘 절간으로 갑니다
우리나라는 어딜 가도 사찰이 있고 대구도 팔공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사찰이 제법 있습니다
근자에 가장 자주 가는 곳은 송림사이고
예전엔 자주 갔었지만 요즘은 보수공사 중이라 잘 안 가는 곳이 부인사이며
야생화랑 겸해서 놀러 가는 곳이 파계사이고
영천 쪽에 있는 은해사도 가끔 갑니다
사실 팔공산에서 구경꺼리가 가장 많은 곳이 동화사입니다
여름철엔 동화사를 제법 자주가지만 그 외 계절엔 거의 안 갑니다
동화사 경내에도 야생화가 제법 있어서 그 철엔 자주 가지만
바람 쐬러 가기엔 늘 꺼림칙한 곳이 동화사입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입장료랑 주차료가 비싸다는... (혼자 들어가는데 1회당 4,500원)
대구는 다른 지역과 좀 다른 점이 공공장소 대부분이 무료주차입니다
공짜라는데 길들여진 탓인지 어디 갔을 때 주차비 달라고 하면 괜히 바가지 쓰는 기분입니다
그나마 파계사는 입장료만 1,000원 받는데 동화사는 왜 4,500원이나 받는지...
하긴... 절간을 그렇게 자주 놀러가면서 한번도 시주를 안 했으니 입장료를 내는 게 당연하겠죠
제가 절간을 왜 자주 가느냐...
일단 절간에 가면 마음이 편합니다
느긋하게 걸으면서 사진을 찍다보면 스님들 염불소리랑 목탁소리가 정겹고
법당의 부처님만 아니면 뭘 찍어도 잔소리 안 하고
아무데나 걸터앉아 잠깐 쉬어도 뭐라는 사람 없고
시간되면 밥 먹으라고 하고(아직 한번도 공양 한 적은 없지만)
가장 좋은 건 요즘 절간엔 커피 자판기가 있다는 겁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고목나무 그늘에서 커피 한잔하면 신선이 부럽지 않거든요
어제도 커피 한잔 뽑아서 아무렇게나 퍼질고 앉아 자유를 즐겼는데
좀 있으니 궁뎅이가 너무 시려서 자유고 나발이고 얼른 일어났습니다
소시적 만주에서 독립운동 할 땐 3박4일 눈 속에서 전투도 했었는데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만... -_-;;
그나저나 도대체 이놈의 헛소리를 몇 번이나 해야 꽃이 필래나...
헛소리하는 본인이 이리 지겨운데 읽으시는 이웃들께선 얼마나 지겨우실까나...
그저 꽃 필 때까지만 팔자려니... 하시고... ㅋ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