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못 - 2011 01 08]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요
이 세상을 잠깐이라도 살았던 모든 생명은 그 흔적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 흔적이 없다면
훗날 남은 생명은 먼저 간 모든 생명을 기억하지 못하겠지요
블로그라는 것도 서로가 눈으로 볼 순 없지만 그 존재는 서로 알기에
이 또한 하나의 흔적이 아닐른지요
아직은 아니지만
좀 더 세월이 흘러 뭔가 내 느낌에 다가오는 게 있다면
블로그 프로필 난에 글 한줄 써놓을까 합니다
혹시 제가 보름 이상 사전 예고 없이 포스팅을 안 하면 다른 세상으로 갔다고 생각하십시오
지난 주말 대구에 있는 수성못 제방을 잠깐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완전히 언 수성못을 보니 학창시절 스케이트를 타던 생각도 나고
나더러 스케이트를 가르쳐 달라던 여학생도 떠올랐습니다
얼굴이야 까맣게 잊었지만 그날 그 상황은 또렷하게...
나보다 서너살 적었으니 지금쯤 어엿한 중년의 부인이겠죠...^^
복잡한 도심에서 몇 안 되는 탁 트인 공간이라 차가운 바람에 손에 든 자판기 커피는 이내 식었지만
제 마음 속 연분홍 추억은 아직도 나를 미소 짓게 했습니다
유치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께선 어떤 흔적을 남기고 계신지요
그대를 아는 사람들에게 어떤 추억의 흔적을 남기고 계신지요
제가 어떤 조각으로 그대를 기억하면 될까요
그대께선 어떤 조각으로 저를 기억하시렵니까...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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