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가
때 아닌 코스모스가 피었습니다
토끼풀의 산딸기처럼 생긴 꽃도 한달 넘게 빠르다는데
이젠 코스모스까지 끼어들기에 동참 합니다
아직, 연산홍도 못다 피었건만...
계절을 건너 뜁니다
아니, 歲月이 삭제 됐습니다
가을엔 뭘 하려는 건지
가을에 무엇으로 노래를 해야 할지
뭐가 가을이었다고 추억해야 할지
당장 무색해진 여름을 뭘로 채워야 할지
이래저래 자꾸 말문이 닫혀 갑니다
글과 마주하기가 점점 두려워 집니다
까짓거, 기왕 얽히고 설키는 거
눈(雪)까지 엉켜서 混宿 했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지옥 구경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