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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白便犬


앞집 개는 똥개다

 

짐짓, 모양은 진돗개이나 하는 짓은 영락없는 똥개다

 

하얀색 고운털이 아깝다

 

패기 있게 감아올린 꼬리 쫑긋한 귀

 

다 소용없다

 

 

 

 

길가 집에 살면서

 

오가는 차 다 짖어대고

 

오죽 짖고 싶으면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짖을까

 

 

 

 

그러나 나한테는 꼬리를 흔든다

 

 

 

 

역시 똥개다

 

먹다 남은 생선뼈 두어개에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어 댄다

 

너무 심하게 흔들어 엉덩이까지 흔들린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그러다 허리디스크 걸리면 평생 고생한다

 

생선뼈 따위에 그렇게 오절이 없으니 니 이름은 똥개다

 

白便犬...

 

 

 

 

니가 몇 번을 짖어야 이 가을이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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