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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철지난 꽃


이슬시린 이 아침에

 

호박꽃 눈치 없이 피었다

 

곧 서리가 내릴 텐데

 

어쩌자고 피어나는 가

 

 

하늘은 너무나 높은데

 

무슨 생각으로 이제야 꽃을 피우는 가

 

마지막 너의 안간힘을 아무도 모르는데

 

지난밤 찬 바람에 잎은 생기를 잃었는데

 

 

반나절도 못 버틸 너라는 걸 알기에

 

널 바라보는 내 마음이

 

그저 안타까움 이구나

 

 

좋은 시절도 있었는데

 

벌 나비 앞 다퉈 널 찾은 적도 있었는데

 

너의 형제는 이미 아름드리 결실을 맺었는데

 

어쩌자고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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