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
이틀동안 날궂이를 하던 날씨가
어제 퇴근 무렵이 되서야 개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올려다 본 하늘은 아직도 너무 많은 욕심을 갖고사는 나를 꾸짖는 듯 했습니다
다 부질 없는 욕심인데
버리고 비우면 한결 편안한 노후일 텐데
구천길에 가져갈 만큼 많지도 않으면서
무슨 욕심만 잔뜩 지닌 건지 모르겠습니다
끼니마다 고기 반찬에
소화제를 먹을 망정 배곯지 않으니
무엇에 더 욕심을 부린단 말입니까
저 빛을 보십시오
저 뚫린 하늘을 보십시오
내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내 꿈이 얼마나 덜 성숙한 것인지
저 안에 답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운 세상에 내가 삽니다
살아온 날이 긴 만큼 나도 아름다워야 옳은 이치입니다
내가 아름답지 못하면 나는 잘못된 삶을 산 것입니다
아직은 살 날이 제법 남았을 겁니다
남은 날이라도 아름답게 살아야 합니다
내 혼신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황혼이 되고 싶습니다...
CANON EOS 20D + EF 28-300mm f/3.5-5.6L IS U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