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흔적도 그곳 어딘가에 남았을테지...]
지난 일요일 (9월 7일)
번개도 아닌 그렇다고 [나홀로] 출사도 아닌
아담한 조촐한 약소한 그러나 [아주 바람직한] 출사가 있었습니다
새벽 5시 창녕IC에서 청계님 내외분 삶님 내외분 그리고 펭귄이랑 나
이렇게 여섯 사람이 모여 [우포늪] 한바퀴 돌고 마산 횟집에서 그 이름도 유명한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회를 청계님이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좀 이르지 않을까하고 생각 했었는데 어찌나 맛나든지...^^;
음식의 고장 전주에서 오신 삶님 내외분께서 제일 맛있게 드셨으니
대충 그 맛이 어느 정도일지는... ㅎㅎ
깻잎에 전어회 올리고 거기에
장독이랑 산비탈이랑 노을이랑 찬밥이 등등 온갖 양념을 적당히 올려서
한입에 쏘옥~ 넣고 오물오물 씹으니 입안에 깨가 서말이더라는...ㅋㅋ
삶님 내외분은 거리상 먼저 귀가하시고
우리는 부산 해운대로 향했습니다
누리마루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동백섬에서 여기만 주차비 무료^^;)
오륙도 유람선을 타려고 했는데 도대체 터미널이 어딘지 몰라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겨우 갔다는
시골 노인네 일행의 슬픈 전설이 해운대 바닷가에 떠다니고 있다는 뭐 그런... ㅠㅠ
그날따라 날씨는 쨍한데 뭔 파도가 그렇게 높고 험한지
이건 사진을 찍는 건지 놀이기구 바이킹을 타는 건지 의자에 놓아둔 가방은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그 잠깐 동안에 이미 몇몇 관광객은 멀미를 하고 난리가 났음에도
이리 밀리고 저리 부딪치며 그래도 사진을 찍겠다고 용을 쓰는 모양이라니...^^;
오륙도 유람선은 처음 타봤는데
경치도 좋고 바다도 시퍼렇고 한번쯤 타볼만한 것 같았습니다
오륙도를 가까이에서 보니 의외로 멋지더군요
다시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와서
다음 장소인 디대포로 갔습니다
이번 일정의 시발은 지난 8월 20일 이었습니다
그날 주남저수지에 가시연꽃을 찍으러 청계님과 갔었는데
그날 점심 식사 중에 청계님께서 [이번 일요일에 우포늪가자]고 제안하셨고
우포늪 한군데로 번개를 하기엔 뭔가 좀 억울하다는(?) 생각에 평소에 꼭 가보고 싶었던
해운대 (오륙도 유람선) 그리고 다대포는 제가 추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요일에 노을 아우가 화악산 번개를 냅다...
그래서 청계님과 나의 극도의 비밀 회동은 물거품이 되었고
이번 일요일에 가기로 했는데 삶님께서 어떻게 아셨는지 [나도 델꼬 가슈~] 하시는 바람에 ㅎㅎ
그나저나... 삶님은 도대체 어떻게 아셨을까...???
암튼 삶님 정보망은 최첨단이라는...^^;
해운대와 다대포는 부산 동쪽 끝에서 서쪽 끝이더군요
하필 그날따라 내비게이션을 안 가지고 가는 바람에 청계님께서 앞서가시고
나는 청계님 뒤만 쫄래쫄래 따라 다녔습니다
다대포...
그동안 블로그 [그녀의 그림일기] 쥔장 [미소와님]이 다대포 사진으로 어찌나 염장을 지르시던지
오죽했으면 내가 [뽐뿌마녀]라는 별명을 지었을까요... ㅡ.-ㅋ
그날의 다대포 일몰은 2% 부족한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왜 2% 부족이냐...
그날 여건으로 볼 때 일몰이 바다에서 이뤄졌다면 무조건 오메가 일몰인데건너편 산으로(섬...?) 넘어가는 일몰이었습니다
그럴 경우엔 하늘에 구름이 적당해야 [그림]이 나오는데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
너무 밍밍한 일몰로 끝나버렸습니다
칼국수로 대충 저녁을 먹고
차 시동을 걸고 시계를 보니 8시...
새벽 5시부터 장장 15시간의 강행군을 치뤘으니 내가 쇳덩이도 아니고 온 삭신이 쑤시고 결리고 아프지만
그래도 마음은 더없이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컴퓨터 속에서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는 사진 1,200장 저것들을 어떻게 할지 그게 문제지만...
건강하세요
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