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말에 홀로 핀 수련 - 파계사 대웅전 앞]
홀로 선다는 것
海心 조영오
누군가 홀로 선다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를 홀로 서게 만든 것이며
설령 내가 홀로 서도록 버려졌다 해도
버린 자 역시 홀로서야 한다
홀로 선다는 것은
눈을 감고 양팔을 벌리고
한 쪽 다리로 서 있는 것처럼
불안한 것이다
눈을 뜨라고 이야기하고
짧은 다리에 고임돌 하나 놔주는 것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그 뿐이다
내가 안타까워하면 할수록
누군가가 홀로서야 할 땅이 물러질 뿐이다
안타까움에 흘린 눈물과
위로의 술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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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1Ds MarkⅢ + EF 28-300mm f/3.5-5.6L IS U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