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이귀개과 끈끈이귀개속 여러해살이풀 끈끈이귀개
우리나라 서남해안 바닷가 일부 지역에 자생하는 아이로 개체수는 일정 수준 유지하나 자생지가 아주 희소하고 훼손도 심각합니다
해안가 낮은 산지의 햇빛이 잘 드는 습지나 주변 풀밭에 무리 지어 자라는 아이인데 이 집안은 겉보기엔 아주 연약하나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식충식물입니다
일부 문헌에선 습지식물처럼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로 살펴보면 건조한 풀밭에서도 어렵잖게 살아가는 편입니다
땅속에 지름 6mm정도의 덩이줄기가 있고 여기서 줄기가 올라오며 줄기는 높이 10 ~ 30cm이고 줄기 중간 윗부분에서 가지가 다소 갈라집니다
근생엽(뿌리잎)은 꽃이 필 때 없어지고 줄기잎은 어긋나기하며 엽병은 길이 1cm정도로서 가늘고 엽신은 길이 2 ~ 3mm 너비 4 ~ 6mm로서 초승달 같으며 위로 굽고 표면에 긴 샘털이 있습니다
이 아이를 비롯해서 꽃이 필 즈음 뿌리잎이 말라서 없어지는 아이들이 많은데 야생화 사진을 하다보면 어쩔 수없이 개화시기에 맞춰 출사를 가니 뿌리잎을 못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꽃은 백색이고 총상꽃차례에 달리며 꽃차례는 잎과 마주나기하고 꽃대와 더불어 길이 2 ~ 6cm이며 꽃자루는 길이 4 ~ 6mm입니다
꽃받침조각은 달걀모양으로서 끝이 둔하고 잘게 갈라진 가장자리의 끝이 선(腺)으로 되며 꽃잎은 넓은 거꿀달걀모양으로서 길이 6 ~ 8mm 이고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고 암술대는 3개면서 각각 4개로 다시 갈라져서 얼핏 보기엔 암술 부분이 복잡합니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아이를 보려고 멀고 먼 서남해 국토 끝까지 달려가는데 정작 그 지역에선 너무 하찮은 잡초 취급을 당하는 게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픈...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사진 정리하다가 끈끈이귀개 잎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자니
예전에 자주 했던 [우리 마음속의 별이 우리가 거짓말 할 때마다 구르고 그러다가 끝이 닳아 결국 끝이 뭉개진다]는 이야기가 생각나고
요즘 여기저기에서 자주 보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지와도 닮은 것 같아
우린 살면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할까...?
아니, 온전히 거짓말 없이 넘기는 날이 있을까...?
나는...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내 안엔 이미 별이 없어
여기저기 널부러진 몇 개나 되는 돋보기가 없으면 내 손바닥도 못 알아보는 육신의 눈과 더불어
내 심신은 결국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지
남들 한 숟갈도 채 안 되는 밥알 몇 톨
젓가락 끝에 몇 알 걸쳐 입에 넣으면 유행가 1절 충분히 부를 동안 우물거려 넘기고
그조차 두 번이 버거워 물을 한바가지 마셔야 식도를 넘기는
그래도 살겠다고 유난히 일찍 더워진 이 여름 시작에
내 딴엔 완전무장을 하고 집을 나서지만 호흡을 위해 목에 뚫은 구멍에 뜨거운 열기가 몰아치고
소방도로 골목 어귀에서 이미 내 육신은 좌절을 느낀다
꽃 피는 춘사월
그 때는 참 좋았는데... 정말 걷는 게 즐겁고 행복했는데
불과 한 달 전을 그리워하고 만다
그 땐 만보도 너끈하게 걸었는데
이젠 길을 나서는 게 두렵고 짜증나고 그보다 더 겁나는 건
왜 나서야하냐는 얄팍한 좌절감이다
며칠 전부터 어지럽고 현기증이 생긴다
처음엔 갑상선을 잡아먹었고 지난번엔 암 세포가 후두랑 식도를 잡아먹었었는데
이번엔 본진인 뇌를 공략하는 걸까?
내게 유월은 참 아련하고 그리운 시간이었다
온 세상이 꽃으로 가득하고 적당히 땀 흘리며 꽃이랑 씨름하며 틈틈이 첫사랑 그리워하며 사는 시간이었다
그런 유월이 내게 다시 있을까...?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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