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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수정난풀 & 구상난풀 그리고...

 

 

 

 

 

 

 

 

 

 

 

 

 

노루발과 여러해살이풀 수정난풀

 

부생식물입니다

부생식물이라는 건 썩은 나무나 낙엽으로 만들어진 부엽토에서 영양을 얻는 식물로

엽록소가 없어서 광합성을 못하는 식물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전체에 비늘처럼 생긴 게 감싸고 있는데 잎이 변해서 생긴 겁니다

 

광합성을 못하다 보니 대부분 어두운 숲속에 사는데

이 녀석들은 작년에 발견해서 올해도 만났는데 아주 밝은 곳에 삽니다

카메라의 ISO를 올리지 않고도 찍을 수 있으니 고마운 녀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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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은 다음날

이 녀석이랑 아래 구상난풀이랑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느 몹쓸 인간이 약하겠다고 캐갔나 봅니다

 

나랑 가장 가까운 지인이 수정난풀 깔끔한 걸 못 본지라

이 사진을 찍고 다음날 가라고 했더니 와보니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내년에 꼭 보여주께...^^

 

국가단위 희귀식물(약관심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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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발과 여러해살이풀 구상난풀

 

위의 수정난풀처럼 이 녀석도 부생식물입니다

둘은 사촌간이지만 생긴 건 좀 달라서 얘는 총상꽃차례로 여러 개가 줄기 끝에 달리고

수정난풀은 한 개체에 꽃이 하나씩 핍니다

 

이 녀석은 색깔이 누렇다 보니 얼핏 끝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깔끔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봤자 수정난풀에 비하면 지저분한 느낌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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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작년엔 수정난풀만 만났었는데

올해 며칠 당겨서 갔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이 녀석을 만났습니다

사촌간이지만 두 녀석이 한자리에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제가 살펴본 바로는 구상난풀이 대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빨랐습니다

구상난풀이 필 즈음 수정난풀은 땅위로 하얀 등이 보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피면 장관일 텐데...^^

 

국가단위 희귀식물(약관심종)입니다

 

 

 

 

 

 

 

 

 

 

 

 

 

 

 

 

 

 

 

 

 

 

 

 

 

 

 

 

 

 

 

 

 

 

 

 

 

 

 

 

 

 

 

 

 

 

 

 

 

 

 

 

 

 


위의 수정난풀 두 번째 사진 찍은 게 9월 11일 이었는데

저 사진들을 찍고 집에 와서 턱 쪽에 느낌이 이상해서 긁었더니

피가 나면서 뭔가가 툭 떨어지더라구요

 

뭐지 하고 봤더니 진드기 같은 게...

 

그렇잖아도 늘 신경이 쓰였던 일이고

나랑 가장 가까운 지인이 불과 얼마 전에 겪었던 일이었는데

인터넷에서 말이 많은 살인진드기...

 

지인이 그 일을 겪고 있을 때 난감해 하다가

블로그를 통해서 알고 지내는 분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기도 했는데

정작 내가 당사자가 된 겁니다

 

 

살인진드기 라는 게

산의 풀밭 같은 곳에 사는 놈으로 정식 이름은 작은소참진드기입니다

이 녀석에게 물릴 경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걸립니다

 

발병하면 발열 구토 복통 설사 등등의 증세가 나타나는데

물린 후 6일 ~ 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병하며

발병 시 치사율이 30% 이상일 정도로 무서운 놈입니다

 

작년에 36명 발병하여 17명 사망

올해도 이미 10명 정도가 사망한 걸로 나와 있습니다

한마디로 황당한 일이지요

 

9월 11일에 물렸으니 2주간 잠복기면 9월 25일

 

특별한 치료약도 없고

잠복기 동안은 그야말로 아무 치료도 없습니다

그냥 막연히 당첨인지 아닌지 기다릴 밖에...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그 14일 동안 평소처럼 행동했고 출사도 다녔습니다

가족들에게 전혀 내색하지 않았구요

 

조금 심한 두통도 몇 번 있었고

어릴 때 장난치다 넘어져 흘린 후 처음으로 코피 2번인가 흘리고

잠깐씩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껶기도 하고...

 

 

죽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잠복기 동안 뭔가 준비를 해야한다

발병하면 그 후로는 내가 아니다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안 했습니다

막상 하려해도 뭘 해야 할지 생각나지도 않았습니다

 

 

딱 하나

내가 알고 있는 야생화 자생지 이걸 누군가에게 알려줘야겠다

이 생각이 들어서 나보다 먼저 물렸던 지인에게 알려주려 했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그 친구에겐 그게 유언처럼 들렸나 봅니다

하긴 말해주려는 나도 유언이려니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냥 저승으로 가져가기엔 너무 아까운 정보잖아요

 

누군가 해마다 그 아이들을 찾아가서 안부를 묻고

그 아이들을 늘 더러운 성질머리 좀 고치라던 나라고 생각하고 만나러 가줬으면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팔팔하게 살아남았으니 한편 쪽팔리기도 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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