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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동행

 

 

 

 

 

 

 

 

 

 

 

길을 가다보면 참 많은 장면을 만납니다

우리가 눈 뜨고 있는 한 항상 뭔가를 보게 되지만 대부분의 그것은 무심결에 지나치게 되지요

그런데 가끔 눈과 마음을 붙드는 장면을 대하곤 합니다

 

참새가 방앗간 주변을 서성이듯

내겐 대구 팔공산이 방앗간이면서 이런저런 사진의 소재가 되는 곳인데

언제나처럼 팔공산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팔공산에 가려면 금호강을 건너야 되고

몇 번의 계절이 바뀌어도 늘 그냥 스쳐 지나는 곳인데

이날따라 뭔 생각에선지 갓길에 차를 세우고 강변을 담았습니다

 

금호강이 얼었다는 것도 신기하고

강변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였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 신기함이 나를 세웠나 봅니다

 

 

몇 장 담다보니 사진 프레임 좌측 하단에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의 나의 습관이라면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찍는데

엄동설한 추운 날에 일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노부부께서 손을 꼭 잡고 산보를 하시더군요

그 어떤 선남선녀보다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시며 느긋하게 걸어가시는...

 

각자의 처지나 환경이나 여건에 따라

그 대상이 다 다르겠지만 누군가 곁에서 같이 걸어간다는 거

정말 멋지고 신나는 일 아닌가요?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분이 가신 후에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샘나기도 하고 축하와 격려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너무 빤한 이야기지만

부디 오래오래 그 강변을 변함없는 모습으로 걸으셨으면 하는 바람도 가졌구요

그것이 가능하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구요

 

 

팔공산 한티재에 오르고 나서야

아... 두 분 기념사진이라도 찍어드릴 껄...

불과 며칠 사이에 한 살 더 먹었다고 머리 회전이 더 뻑뻑해졌나 봅니다

 

참고로 오늘 저 생일입니다 -_-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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