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뭔 일이라도 있을까
큰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 너
무슨 이야기로 나를 웃겨줄까
자그마한 입을 연신 오물거리는 너
행여 내가 외로울까
살며시 팔짱끼고 기대듯 함께 걸어주는 너
한창 약속 많을 나이건만
그냥한번 걸어본 내 전화에 바람처럼 달려 나오는 너
혹시라도 내가 맛없어 할까봐
내 입맛에 맞춰서 미리 주문하는 너
같이 걷는 내가 창피해 할까봐
더운 날 정장차림으로 나오는 너
정작 애비는 너에게 맞추느라 청바지를 입었건만
오히려 멋있다며 함박웃음 짓는 너
친구들이랑 본 영화이면서
이 애비혼자 보는 게 안스러워 같이 봐주는 너
친구들이랑 만나는 장소에 굳이 데려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리 아빠라고 자랑하는 너
경화야
넌, 아빠의 생명이고 이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