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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넋두리 (수필)

민들레

우려한 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한숨을 남기고

자연의 몇 안되는 횡포 하나가 지나 갔습니다

 

내가 횡포라고 함은

태풍은 인재가 아니고 천재기에

그 탓을 자연에게 돌리는 얄팍한 명분입니다

 

작년에 왔었던 매미

80년대 중반 셀마

60년대 사라 등등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자연재해

그런 재해가 있을 때마다 공통적으로 매스컴에 보도되는 게 있습니다

[~ 때문에] [~ ] 말입니다

 

오늘 아침

아니나 다를까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그런 보도를 해댑니다

 

 

언론의 가장 큰 의무가 [알림] 이란 건 지극히 당연하겠지요

한데, 문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왜 재해가 안 일어나나 고사라도 지낸 집단마냥

이게 왠 떡이냐는 듯 정부를 성토하고[네 탓이오]를 해대는 걸 보면

기분이 참 씁쓸 합니다

 

강자에겐 한없이 순한 양이고

약자에겐 마치 저승사자처럼 군림하려는 그들

힘이 이땅을 지배하던 시절 진정한 사설 한 줄 싣지 못하던 그들이

언론 자유화라는 시류에 편승해 마치 지들이 이 땅의 유일한 정의 인 양 설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느 시절이 좋은지 솔직히 구분이 안됩니다

 

물론, 정부가 잘 한다는 건 아닙니다

나 또한 건설분야에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서 우리 건설 행정이 얼마나 취약하고 근시적인지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들 (관련 공무원) 나름대로 애로는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 이지요

이른바 []를 먹고사는 그들이기에 국토개발 우선 순위를 무시한 막무가내식 예산 훌치기

국회 내에서 높은 자리라도 하나 차지하고 있으면 강압적으로 자기 선거구에 예산 배정을 요구하는

결국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비 합리적인 일이 아직도 성행하는 현실이고 보니

길은 가다가 막혀있고 하천은 자그마한 비에도 힘없이 터지고 말지요

 

 

내가 공대 토목공학과에 입학하던 날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의사는 사람 얼굴을 고치지만 토목인은 지구의 얼굴을 고친다]

 

돌팔이가 더 많습니다

속된 말로 [노가다] 노자도 모르는 놈들이 노가다 판을 망치고 있습니다

노가다는 우리 토목인들이 할 테니 지들은 지들 일이나 잘 했으면 합니다

그리만 된다면 향후 십년 후에 민들레랑 매미랑 한꺼번에 다 찾아와도 무서울 거 하나도 없습니다

 

 

단순한 [노가다] 희망사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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