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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사진)

가는 구월



[어제 일출 장면입니다]

주말 번개출사에 요즘 새벽마다 이슬을 맞다보니

컴퓨터 사진창고에 사진이 자꾸만 쌓여갑니다

예전에 찍은 사진들 중에 햇빛 구경도 못하고 창고에서 썩는 놈조차 있네요^^;


내 딴엔 정말 부지런히 올리는데

워낙 찍는 양이 많아서 그런지 가끔은 리사이즈 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시, 나는 사진 찍는 것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인 가 봅니다

셔트 누른다고 사탕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어제가 아버지 5제였습니다

이제 두 번의 수요일이 지나면 49제가 끝납니다


아버지 잃은 서러움이 어찌 제 7번으로 사그라들까 마는

그렇다고 요즘 세상에 삼년상이네 일년상이네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곱 번의 제를 올림으로서 그 서러움을 접자는 의미가 아닐까

내 본연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혼자 짐작을 하고 마네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칠순 중반이 아닌 육십 초반으로 볼 만큼 건강하셨던 분이

암이라는 무게 앞에 힘없이 쓰러지신 아버지


완도에 단풍이 들면 단풍구경 오시마고

맛있는 거 많이 사다오 하시더니...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사람은 얼마를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영원이라는 단어를 부여받지 못한 인간이

좀 더 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 보다 주어진 시간 깨끗하고 알차게 살다가는 게 더 고마운 삶이 아닐른지요

이병철도 죽고 정주영도 죽고 진시황도 죽었잖아요


아버지를 알았던 모든 분들이

[법 없이도 살 분]이라고 했을 만큼

내가 아는 한 남에게 단 한번의 억울함도 주지 않으셨던 그런 분이셨기에

너무나 쉽게 가셨음이 더 한으로 남습니다...



어느덧 구월도 막바지입니다


그나마 여름의 흔적이라도 남아 있던 구월

그 구월이 가고 이제 순전히 가을로만 장식될 시월이 옵니다


늘 히죽거리며 웃고 살지만

내 안에도 이 가을이 무척이나 시림으로 늘 존재했었는데

올 가을은 더욱 그 시림이 더할 것 같습니다...


이 가을이 끝날 즈음

내 안에선 무엇이 잉태되어 있을까요



그냥 셔트질이나 해야겠습니다...





건강하세요^^*




















Andante - Broken Heart

EF 400mm f/2.8L IS USM


EF 28-300mm f/3.5-5.6L IS USM

아래 사진은 오늘 아침에 찍은 것으로

거의 백여장 연사 날려서 겨우 몇 장 건진겁니다

어지간하시면 시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성격 다 버립니다 ㅎㅎ

내일 출장 갈 계획이라서 오늘 하나 더 올렸습니다

주말 인사 미리 드려야할 것 같네요

건강한 주말 되시고 가는 구월 잘 마무리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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