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에서 만난 내 어릴 적 고향내음]
이번 [화악산] 번개 때
가장 관심이 있었던 꽃이 비로 [닻꽃]이었습니다
내 고향 마산 바닷가에 흔하디흔한 게 배였고
그 배에는 어김없이 닻이 한두 개씩 꼭 있었습니다
물 빠진 갯벌에 생뚱맞게 [짝다리] 짚고 누워있는 배
그리고 앞뒤로 길게 늘어뜨린 줄에 매달린 닻들...
요즘 항구들이야 방파제나 접안시설이 잘 돼 있으니 닻은 바다에 나갔을 때나 쓰이지만
그 시절의 어부는 닻을 올리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고 내리는 걸로 하루를 마감했던
어부의 출석부와도 같았던 닻...
꽃 이름이 닻이라...?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닻이라고 하지...?
정말 닻이더군요^^;
바닷가 삶의 애환이 서린 닻이 아닌
속세의 삶에 찌든 내 마음을 평온과 아늑함의 세계에 안주하도록 해주는 닻
겉으로는 늘 웃지만 속은 온갖 상념으로 찌든 나를 무념(無念)의 세계에 있도록 해주는 닻
그런 닻이 화악산 정상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을아~
억수로 고맙데이...^^;
건강하세요
노을이가 올린 번개공지를 보고
대충 [닻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화색(花色)이 어떤지는 확인을 했는데
결코 만만하거나 쉽지 않은 [피사체]겠구나... 싶더군요
산을 오르며 날씨는 화창하고 꽃은 연한 노랑색과 흰색에 여러 송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더구나 온통 초록의 풀섶에 있을 이 녀석을 어떻게 찍어야 제대로 표현이 될까... 생각이 많았습니다
여차하면 배경색에 묻혀서 제대로 표현이 안 될 테니까요
결론은 [배경을 검게 해서 꽃이 도드라지게 하자]인데
말이야 쉽지만 그게 맘대로 잘 될른지
빛의 각도와 측광 방식으로
때로는 함께한 일행의 옷을 배경으로
혼자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늘 그렇듯이 결과는 그저 그렇습니다...
EOS 1Ds MarkⅢ + EF 180mm f/3.5L Macro USM